한국 여행 중 머리로 현관 유리 깨고 난입...자국서 정신병 치료 이력, 마약은 음성 반응 / 신예진 기자
한국을 여행하던 30대 베트남 남성이 가정집에 무단 침입해 집 주인의 목을 무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서울 강북경찰서는 지난 28일 상해·재물손괴·주거 칩임 혐의로 베트남 남성 A 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10일 새벽 3시 10분께 서울 강북구의 한 가정집 현관문 유리를 깨고 들어가 집주인 60대 남성 B 씨의 목덜미를 물었다.
A 씨의 범행은 특이했다. 그는 집 현관문 유리를 머리로 들이받아 침입했다. 집 안에서 잠자던 B 씨는 소리에 놀라 밖으로 나왔고, 머리에 피를 흘리던 A 씨는 곧장 B 씨의 목덜미를 깨물었다. B 씨는 저항하며 아들을 깨웠고 아들이 밖으로 나가 이웃에 도움을 요청해 A 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당시 옆방에서 자던 B 씨 누나까지 나와 A 씨를 뜯어말렸다고 한다.
A 씨는 이달 초 어머니와 함께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여행을 온 것으로 드러났다. 강북구의 한 모텔에서 지낸 A 씨는 범행 당일 어머니를 두고 혼자 숙소를 빠져나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에서 A 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베트남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진술했다. 서울경제에 따르면, 그는 “최근 상태가 나아진 것 같아 여행을 왔는데 다시 악화된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은 실제로 A 씨의 베트남 현지 병원 정신과 진료 기록을 확인했다.
좀비처럼 사람 목덜미를 문 영화 같은 사건에 네티즌들은 두려움을 내비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영화 <부산행>이 생각난다”며 “창문이 깨지는 소리에 나가보니 이상한 사람이 피를 흘리고 서 있으면 얼마나 무서웠을까”라고 피해자의 당시 상황에 공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외상 후 스트레스가 심할 듯하다”며 “낯선 사람을 어두운 거실에서 마주한 것도 소름 돋는데 달려들어 목덜미까지 물었으니...”라고 걱정을 내비쳤다. 그는 “주거침입은 피해 여부를 떠나 매우 강력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네티즌은 최근 미국과 브라질에서 문제가 된 ‘좀비 마약’을 언급하며, A 씨의 마약 투여를 의심하기도 했다. 좀비 마약은 목욕할 때 사용하는 소금 같은 가루나 결정체 형태를 띠어 ‘배스 솔트’라는 별명이 붙은 메틸렌디옥시피로발레론(MDPV)를 말한다. 지난 2012년 미국 마이애미에서 이를 복용한 남성이 노숙자의 얼굴을 뜯어먹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국제신문에 따르면, 실제로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동기를 묻는 질문에 “베트남에서 약을 했다”며 “당일 밤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이 A 씨를 상대로 간이 시약 검사를 한 결과 마약 음성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또, 국내에 들어온 뒤 마약을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아 경찰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는 따로 적용하지 않았다.
한편, 경찰은 A 씨를 구속하고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보였다”면서 “도주의 우려가 있어 구속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