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값 계산이 서투르다는 이유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에게 무릎까지 꿇리는 갑질을 한 20대 남자가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피해 아르바이트생은 이날이 첫 출근이었다.
MBN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10월 16일 새벽 2시께 경기도 남양주시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에게 무릎을 꿇리고 욕설을 한 A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A 씨는 앞서 구급차에서 행패를 부린 전과로 집행유예 기간인 터라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 옆에서 행패를 방조한 일행도 불구속 입건했다.
사건 발생 당시 술에 취한 채 편의점을 방문한 A(27, 무직) 씨는 생수 1개와 아이스크림 2개 등 총 5000원 어치를 구매했다. 결제를 위해 A 씨는 아르바이트생 B(19) 씨에게 1만 원을 지불했고, B 씨는 A 씨에게 5000원을 거스름돈으로 내주면 됐다. 하지만 B 씨는 이날 첫 출근이라 생수의 바코드를 제대로 찍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 이에, B 씨는 “물건 좀 다시 찍어보면 안 되겠나”라고 A 씨에게 물었고, 만취 상태였던 A 씨는 “나를 도둑 취급하느냐”며 B 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이후 분이 풀리지 않았던 A 씨는 새벽에 편의점 사장까지 호출했다.
한밤중 깜짝 놀란 사장은 곧장 편의점으로 달려왔고, 사장과 편의점은 A 씨에게 계속 사과했다. 하지만 A 씨는 급기야 112에 신고했다. 자신을 도둑으로 몰았다는 것. 신고를 받고 경찰이 출동하자, A 씨 일행은 “우리가 A 씨를 데리고 나가겠다”며 편의점을 나섰다. 이렇게 상황은 마무리되는 듯했다.
그러나 20분이 흐른 뒤, A 씨는 다시 편의점을 찾았다. 돌아온 A 씨의 행패는 한층 더 심해졌다. 욕설은 물론 B 씨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며 억지를 부렸다. A 씨의 위협에 어쩔 수 없이 B 씨는 편의점 바닥에 무릎을 꿇는 수모를 겪었다. 보다 못한 편의점 사장은 B 씨를 일으켜 세우고 A 씨와 승강이를 벌였고, 결국 경찰에 신고했다.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약자에게 강한 분이네요”라며 “구치소에는 강자가 많을 텐데”라고 말했다. 그는 “장차 우리나라 꼰대가 될 새싹”이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알바생이 우리 아들과 또래인 것 같은데 내가 다 속상하다”며 “알바 첫날 하필 이상한 사람에게 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털어버리고 힘냈으면 좋겠다”며 응원의 말을 보냈다.
이 외에도 네티즌들은 “27세의 짓이라고는 믿을 수가 없다”, “약자를 괴롭히는 자는 진정한 강자에게 걸려봐야 정신을 차린다”, “무직인 데는 이유가 다 있다”, “똑같이 당해봐야 정신을 차리지”, “아르바이트생 트라우마 생길 듯”, “남의 귀한 아들은 무슨 죄냐”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한편, 남양주 경찰서는 편의점 내에 설치된 CCTV 녹화장면을 토대로 A 씨에게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피해자는 이번 일로 충격 받아 출근 하루 만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