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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처럼 테크놀로지가 만연한 우리 사회에서, 인터넷, 컴퓨터, 스마트폰 사용이 아예 불가능하고, 기계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곳으로 갈 일은 거의 없다. 캐나다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나는 지난 주 세상과 완전히 인연이 끊긴 곳을 여행할 기회를 갖게 됐다. 나는 외부 세상과 그 어떤 접촉도 없는 상태에서 완벽하게 고립된 채 3일을 보냈다. 그 경험은 한편으론 무섭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초고도 접속 생활’로부터 휴식을 취하고 힐링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한편으로 이 여행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기계발명품이 존재하지 않는 원시 시대로 시간여행한 것 같기도 했다. 세상과 완전하게 단절되는 게 가능한 곳이 현실적으로 지구상에 몇 군데 남아 있지 않지만, 캐나다의 '알곤퀸(Algonquin) 공원'은 바로 그런 곳 중 하나였다.
알곤퀸 공원은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 중 하나다. 이 공원은 토론토에서 북쪽으로 차로 두 시간 정도 거리에 떨어져 있다. 공원 면적이 대단히 넓어서 부산의 약 10배에 달하는 7,600㎢다. 그런데 공원 내부에 차가 다니는 도로도 없고, 집이나 숙박시설도 전혀 없다. 그 대신, 공원 안에는 호수가 수백 개나 있고, 호수와 호수 사이는 끝이 없는 숲으로 덮여 있으며, 그 숲 속에서 다양한 동식물들이 천연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 나는 알곤퀸 공원에서 흔치 않는 혼자만의 캠핑 경험을 즐겼다. 이 공원이 다른 공원에 비해 독특한 점은 캠핑사이트로 가기 위해 차가 아니라 반드시 카누와 포티지(portage: 카누를 등에 매고 운반할 수 있는 수단)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캠핑사이트는 여러 호수를 건너가야 도달하는데, 카누는 공원 안의 호수를 건너는 데 필요하고, 카누 포티지는 한 호수와 다른 호수를 연결하는 200m에서 4,000m가 넘는 숲길을 이동할 때 카누를 등에 매고 가기 위해 필요하다. 내가 이용한 카누는 포티지를 이용해서 등에 짊어질 수 있도록 접히게 제작된 경량 카누였다. 호수를 그 카누로 건너고, 카누 포티지로 카누를 매고 숲길을 지나 다음 호수에 도착하고, 다시 카누로 그 호수를 건너고, 다시 포티지로 카누를 매고 숲길을 걸어 다음 호수까지 이동하면서, 나는 점차 세상과 멀어지는 외딴 곳으로 가게 됐다.
부지런히 카누를 젓고 포티지를 등에 짊어지고 걷기를 3시간. 마침내 나는 공원 안쪽 20km 부근에 있는 '번트 아일랜드 호수(Burnt Island Lake)' 캠핑사이트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태양이 강렬히 비추었고, 호수는 잠잠했다. 오로지 적막을 깨는 것은 멀리서 메아리치는 아비새(물새의 일종)의 울음소리뿐이었다. 나는 스마트폰을 놓고 온 것도 모르고 이 멋진 경치를 찍기 위해 스마트폰을 찾아 습관적으로 바지 주머니를 더듬었다. 곧이어 나는 이 멋진 경치를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사진공유 앱)에 올릴 수 없기 때문에 이 순간이 내게 너무나 특별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콘텐츠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소설 미디어는 경이롭지만, 나는 이 순간만은 인터넷에서 공유할 필요 없이 나 혼자만 즐기고 싶었다.
숲 뒤로 해가 지자, 주위가 어두워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곳에는 빛이라는 도시의 공해도 없었다. 오직 밤의 순수한 칠흑만이 있었다. 귀를 쫑긋 세우니, 주위 숲 속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내 주위에 무언가가 있지만 그것들이 무언지 모른다는 점에서 일말의 두려움도 밀려왔다. 그 순간, 나는 다람쥐, 여우, 곰, 늑대, 무스(북미산 사슴)들과 나란히 숲을 공유하고 있는 단 하나의 개체에 불과했다. 그 공원에서 ‘나’라는 존재는 미미했다. 자연은 삶과 죽음의 순환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윽고 달이 떠올라 호수에 노란 빛을 비추자, 나는 캠프파이어를 피우고 그 옆에 앉아 숲의 정적을 즐겼다. 식사를 하고 캠프파이어가 사그라질 무렵,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수개월 동안 진정으로 가져보지 못했던 가장 달콤한 잠에 빠졌다.
그 어떤 방해거리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 여행 스케줄은 놀랍도록 간단했다. 내가 캠핑 내내 한 일이라곤 나무 모으기, 먹기, 잠자기, 카누 젓기가 전부였다. 내가 이번 캠핑에 가져온 것들은 오직 생존에 필요한 기본 생필품이 전부였다. 카누와 노, 배낭 하나, 옷가지 몇 점, 손도끼 하나, 나이프 하나, 로프 한 가닥, 포트 하나, 접시 하나, 슬리핑백과 텐트도 역시 하나씩. 이들이 전부였다. 내 걱정거리는 충분한 땔감과 식수, 그리고 먹을거리가 그곳에 있을까 하는 정도였다. 나는 갖은 스트레스로 꽉 찬 도시의 생활로부터 무언가 변화를 원했다. 나는 그 공원에서 그 무엇에도 종속되지 않은 혼자였고 모든 것을 나 혼자서 해야 했다. 그게 제일 좋았다.
그러나 알곤퀸 캠핑을 통해, 나는 나 역시 남과 다르지 않게 미약한 존재였다는 점을 깨달았다. 나는 평소 자연을 경외심으로 존경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은 나에게 전혀 너그럽지 않았다. 내가 스마트폰을 가지고 왔다 해도 그 공원에는 기지국도 없었고, 무언가 위기 상황이 내게 닥쳐도, 내가 그 누구에게 연락할 방법도 없었다. 호수 물을 정화시켜 식수로 만드는 요오드 알약 같은 것을 가져오는 것도 깜박해서, 나는 다른 방법으로 식수를 얻어야 했다. 그것은 호수 물을 캠프파이어 불로 끓인 다음 식혀서 마시는 방법이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캠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결국 나는 도전을 이겨 냈고 성취감을 얻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서 나는 테크놀로지로부터 벗어나는 것이 얼마나 사람에게 자유를 주는지를 실감하게 됐다. 때때로, 나는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노예라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왜냐하면, 내 생활이 그런 기계들에 지나치게 종속돼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번 캠핑은 나에게 테크놀로지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언제나 그렇게 중요한 것도 아니며 그게 없더라도 중요한 일들을 내가 여전히 해낼 수 있다는 사실들을 일깨워 주었다. 여기서 나는 테크놀로지로부터 내가 영원히 멀어지겠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3일 동안의 오지 방문이 이런 사실들을 깨닫게 하는 데 충분했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번 3일 간의 야영 생활은 단맛 나는 오렌지, 길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 그리고 달콤한 잠들처럼 내가 당연시하는 것들에 대한 새로운 고마움을 내게 알려 주었다.
가끔, 우리는 우리 일상생활에 미치는 테크놀로지의 영향을 내가 그 야생에서 느낀 것처럼 재음미할 필요가 있다. 나는 모든 기기들과 소셜 미디어로부터 단절되는 휴식기를 갖는 것에 의해 내 생활에서 더 많은 평정심을 찾게 됐다. 외딴 야생 공원은 혼자서 반추하고 고생하면서 많은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아주 이상적이고 사적인 공간이었다. 도시의 소음과 번잡함과 스마트폰을 보려고 목을 빼는 사람들이 있는 문명 세계로 내가 다시 돌아 왔을 때, 나는 단 며칠이라도 그것들을 피해 있었다는 게 얼마나 행운이었나를 실감했다. 나는 모든 기기의 전원을 다시 켰고, 사람들과 편리하고 쉬운 소통을 재개하면서, 숨통이 트임을 느꼈다. 그러나 내 마음 한 편에는 아직도 알곤퀸 공원의 특별한 경험이 여전히 자리 잡고 있다.
*위 칼럼은 아래의 영어 원문을 번역한 것입니다. 일부분은 내용 전달의 명료성을 위해 의역됐음을 알려 드립니다.
Unplugging; a 3-day break from technology
With technology as pervasive in society as it is today, it’s a rare opportunity to go to a place where you can completely disconnect – no access to the internet, a computer or a smartphone. Last weekend, I had the chance to visit such a place during my vacation in Canada. For 3 days, I was completely isolated and had no contact with the outside world. That may seem scary, but in reality, it was a relief to take a break from hyper-connected life. In a way, it was like travelling back to a simpler time, before the existence of the many technological inventions we use everyday. There are few places left in the world where this is actually possible but Algonquin Park is one of them.
Algonquin is one of the oldest parks in Canada and is located two hours north of Toronto. The area it covers is huge: about ten times the size of Busan (7,600 km²). Within the interior of the park, there are few roads, no houses and no cottages. Instead, there are hundreds of lakes, countless trees and a diverse animal ecosystem. I enjoy camping in Algonquin because it is not a typical park. What’s unique is that in order to reach the campsites, you must canoe and portage. Portaging means you have to carry the canoe across a trail, ranging from 200m to 4000m, to access the next lake. Travelling through Algonquin in this way allows you to get to areas where you can be truly alone.
After paddling and portaging for three hours, I reached the campsite on Burnt Island Lake, about 20km into the park interior. The sun was setting and the lake was quiet, interrupted only by the sound of a loon’s call echoing in the distance. Out of habit, I reached for the smartphone in my pocket, to take a photo of the scene, forgetting that I actually didn’t bring it. On second thought, I realized that this moment was special because I wouldn’t be posting it on Facebook or Instagram. As amazing as social media is for sharing content, that moment reminded me that we don’t need to share everything on the internet.
Once the sun disappeared behind the trees, I was blanketed in complete darkness. There was no light pollution from cities, just the pure blackness of the night. Listening closely, I could hear the creatures of the forest around me. I felt aware of my surroundings but also a little scared of the unknown. I shared the forest with many other animals: squirrels, foxes, bears, moose, and wolves. In the park, I was insignificant and nature continued moving in its cycle of life and death. Later, the moon arose and lit the lake with its yellowy glow as I enjoyed the silence sitting by the campfire. After finishing my meal and the campfire died out, I went to bed early and enjoyed the best sleep I’d had in months.
Since I had no distractions, my schedule became surprisingly simple: gather firewood, eat, sleep and paddle my canoe. I brought only the basic necessities for the camping trip: a canoe, a paddle, a backpack, minimal clothing, a hatchet, a knife, some rope, a pot, plate, sleeping bag and a tent. All I really had to worry about was getting enough firewood and water and then choosing what to eat. It was such a welcomed change from life in the city, where there can be so many stressful situations. In the park, I was independent and the best part was that I could do everything myself.
But camping in Algonquin reminded me how vulnerable I was as well. Despite the respect I have for the outdoors, Mother Nature can be unforgiving. There is no cellular reception in the park, so even if I did bring my smartphone, I wouldn’t be able to contact anyone if something went wrong. Forgetting just one thing (such as the iodine tablets to purify the lake water for drinking) meant I had to get my water another way. The solution? I had to boil the lake water on the campfire and wait for it to cool down before I could drink it. Even though camping like this wasn’t easy, being challenged by the outdoors and ultimately overcome my difficulties was very satisfying.
Reflecting upon my experience, I realized how liberating it was to take a break from technology. Sometimes I feel like a slave to my smartphone and computer because I rely on them so much. Camping in the park reminded me that technology isn’t always as important as I think it is and that I can still do amazing things without it. I’m not saying I would like a permanent break from technology but a three-day visit to the park was the perfect amount of time. Being in the wilderness gave me a new appreciation for things that I sometimes take for granted: an orange tastes sweeter, navigating from point A to point B is more gratifying and a good night’s sleep is more restful.
From time to time, it’s important to rethink the impact of technology on our lives and my own experience did just that. I now want to strive for more balance in my life; by not always being connected to my devices and taking breaks from social media. The park was the ideal persal space, a place to be alone and reflect and struggle a little and adapt. Returning to civilization, to the noise of traffic, the hustle and bustle of the city, and everyone craning their necks to use their smartphone, I felt lucky that I had the chance to escape for a few days. I admit that plugging back in felt great – communication was once again convenient and easy – but in the back of my mind, there remains a special place for Algonquin Park and the experience it gave 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