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갑작스런 변심으로 물거품이 되는 듯했던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쪽으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6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뜻을 모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우리는 6월 12일 싱가포르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김정은 위원장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진행한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전격적으로 열린 남북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각) 북미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하자, 다음날 김 위원장이 먼저 문 대통령에 제안했다고 문 대통령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담에서 북미 두 정상이 북미 정상회담 추진을 기대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란다”며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 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고 김 위원장도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초석인 북미 간 실무 협상이 곧 시작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실무협상 속에 의제에 관한 협상도 포함된다”며 “의제에 관한 실무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잘 마쳐지느냐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이 차질없이 열릴 것인가가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북미 정상회담 추진에 대해 지난 26일(현지시각) 언급했다. 백악관에서 베네수엘라에 억류됐다 풀려난 자국민과 만난 자리에서다. 미국 복수 언론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과의 정상회담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6월 12일 싱가포르를 고려하고 있다”는 발언을 앞 다퉈 보도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어제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피력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할 경우 적대관계를 확실히 종식할 뿐 아니라 경제적 번영까지도 돕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북미는 비핵화 로드맵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미국은 북한이 모든 핵무기를 한꺼번에 내려놓기를 요구했다. 이후 그에 따른 보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명 ‘선 폐기, 후 보상’ 리비아식 비핵화 방법이다. 보상을 먼저 받은 북한이 뒤통수를 칠 가능성을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이 줄곧 ‘CVID'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강조하는 이유다. 북한이 이에 거부감을 보이자, 미국 측은 ‘트럼프 모델’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식 해법을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북한은 미국 측이 말한 트럼프 모델에 관심을 모았다. 지난 25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에서도 “트럼프 방식이라고 하는 것이 쌍방의 우려를 다 같이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 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 해결의 실질적 작용을 하는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현재 북측은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주장한다. 몇 번에 나눠서 핵 폐기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의 의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를 할 경우에 미국이 적대 관계를 종식하고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에 대해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느냐에 대한 걱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북미 정상회담의 정상적 개최를 통한 남북미 3자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남북미 3자 정상회담에서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3단계 평화협정 로드맵’을 갖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정치적 종전,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 합의, 남북미 3자 정상회담에서 그 결실인 종전을 맺겠다는 것.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북미 양국 간에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회담이 추진되고 있기에 실무협상도, 본회담도 잘 되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