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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구를 못해도 잘생겼으니까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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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구를 못해도 잘생겼으니까 괜찮아”
  • 마산시 최원석, 부산시 수영구 강단하, 남구 임동균
  • 승인 2014.11.11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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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왕’이 되다
  (1)영화 <족구왕>을 보고 1 전 세계 인구 비율 당 성형 1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식어 중에 하나다. ‘성형괴물’, ‘인조인간’이라는 단어는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하다. 이는 외모를 우선시해 끊임없이 성형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 단어로 외모지상주의가 판을 치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 여성 5명 중 1명은 성형을 했으며 사람들은 끊임없이 예쁘고 잘생긴 사람을 찬양한다. 이러한 외모지상주의의 현실은 영화 <족구왕>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영화 족구왕은 20대의 청춘을 주제로 한 영화이다. 이 영화는 20대 청춘, 사랑과 취업 모든 것에 두려워 말고 도전하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으며 많은 사람이 이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이면에는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현실이 깔렸으며 나는 이를 꼬집어보려 한다. 주인공 홍만섭은 갓 제대한 군인티를 아직 벗지 못한 찌질한 복학생으로 외인구단 족구팀의 리더이다. 반면 홍만섭의 라이벌 강민은 출중한 외모로 학교의 모든 여학생의 마음을 사로잡은 해병대 팀의 리더이다. 이야기는 극명하게 대비되는 이 둘의 대결구도로 흘러가며 이들의 사이에는 아리따운 그녀 ‘안나’가 있다. 강민의 전 연인이었던 안나가 홍만섭의 족구팀을 응원하게 되면서 안나를 쟁취하기 위한 홍만섭과 강민의 싸움은 시작된다. 치열한 사투 끝에 홍만섭은 족구대회에서 승리하지만, 안나는 강민을 선택한다. 안나의 선택은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외모지상주의를 잘 보여주고 있다. 분명 족구대회에서 승리하는 홍만섭의 모습은 멋졌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볼품없고 못생겼다. 반면 강민은 여전히 잘생기고 멋진 꽃미남이었다. 안나에게는 족구 실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잘생긴 외모, 이것이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 이러한 외모지상주의는 연인이 된 창호와 미래를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시선 속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홍만섭 족구팀의 멤버인 창호와 미래. 창호는 뼈가 앙상하게 드러날 만큼 말랐고 미래는 자신의 발조차 볼 수 없을 정도로 뚱뚱하다. 이들은 서로 사랑에 빠져 연인관계로 발전하게 되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것을 의아해 한다. 부족할 것 없는 창호가 뚱뚱하고 못생긴 미래와 연애를 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영화 속의 외모지상주의는 씁쓸한 우리의 현실이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남녀가 서로 사랑을 하는 데 있어서 외모가 아주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잘생기고 괜찮은 남자가 못생기고 뚱뚱한 여자와 연애를 하는 것을 보고 우리는 뭔가 피치 못할 이유가 있을 것으로 의심부터 한다. 나 또한 외모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 날 수가 없다. 가끔 길에서 예쁜 여자와 뚱뚱한 남자가 연인처럼 걷는 모습을 보면 ‘남자가 돈이 많은가?’하는 의심부터 하곤 한다. 우리는 일상 속에서도 외모지상주의를 쉽게 경험할 수 있다. 취업할 때 뚱뚱한 사람은 둔해 보이고 일을 못 할 것이라는 인상을 주어 매번 퇴짜 맞기 일쑤다. 또한, 못생긴 사람은 비호감이라는 인상을 주어 다가가기 꺼리게 한다. 잘생기고 예쁜 사람은 칭송받고, 못생긴 사람들은 천대받는 사회에서 외모가 출중하지 못한 이들은 외모라는 잣대에 휘둘려 자연스레 위축되고 있다. 이 영화를 본 많은 사람은 안나가 홍만섭이 아닌 강민을 선택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을 것이다. 또한, 영화에 깔린 외모지상주의를 인식조차 하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외모지상주의를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이러한 현실에 이미 무감각해져 버렸다. 하지만 이러한 현실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 영화를 그저 웃으며 넘겨보았던 당신, 씁쓸한 현실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기 바란다.                                                                                                          부산광역시 남구 임동균 (2)영화 <족구왕>을 보고 2 

나는 대중성 짙은 영화를 선호한다. 액션이 넘치고 총도 탕탕 쏴대는 영화를 보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웃음을 와르르 쏟아 낼 수 있는 영화도 머릿속을 비우기에 좋다. 영화는 내가 고민을 잊고 푹 빠질 수 있는 한 가지 즐거움이다. 그러다보니 독립영화는 부담스럽고 무겁게만 느껴졌다. 가끔 마음에 드는 주제가 있다거나 화제가 되는 영화는 찾아가서라도 봤지만, 별 생각 없이 영화를 보고 재미있네, 재미없네 수준으로 내뱉고 싶을 때엔 선뜻 눈길이 가지 않았다.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아야 하고 생각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이 독립영화라는 나의 고정관념은 평점 9점을 넘는 영화도 부담스럽게만 느껴졌었다.

그런 부담감을 갖고 본 <족구왕>은 나름 재미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소재에, 낯선 배우들의 일품연기도 볼만한데다, 현실을 반영한 블랙코미디를 과하지 않게 섞어 놓아 그랬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 아쉬웠다. 이 영화는 좋은 영화라기보다는 그냥 괜찮은 영화, 그 이상은 아니었다. 처음 이 영화를 보았지만, 나는 이 영화가 낯설지 않았다. 물론 비슷한 장르의 영화들은 비슷하게 이야기가 전개되기도 한다. 특히 한국식 ‘감동의 눈물’ 짜내기로 무장한 영화들은 전체 플롯이 거의 흡사한 것들도 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볼수록 어디선가 봤던 것 같은 느낌이 가시질 않았다. 등장인물들은 두말할 것 없이 사랑스럽지만, 왜 나는 자꾸만 <족구왕> 등장인물들과  <소림축구>의 멤버들이 겹쳐 보이는가. 왜 나는 자꾸만 이 영화의 언어가 일본어처럼 들리는가. 그것이 나의 착각이 아니었다는 것은 시나리오 작가의 인터뷰를 보고 나서 알게 됐다. 일본영화 <워터보이즈>를 좋아한다는 그의 한마디에 나는 오래 고민하던 십자말풀이 게임의 끝 칸을 채운 듯 후련했다. 이 어색한 느낌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찜찜하던 것이 확실해졌다. 원래의 구성에서 욕심을 부렸던 것일까. 웃음을 주기 위해 억지로 밀어 넣은 요소들은 튀기만하고 극에 스며들지 않아 몰입을 망쳐버린다. 일본 영화의 느낌을 살리는 것, 혹은 오마주하는 것이 작가의 의도였다면, 그는 이 영화가 <족구왕>임을 잠깐 잊었을지도 모른다. 영화에서 자꾸만 떠오르는 다른 영화들의 이미지는 작품의 개성을 앗아가고 부자연스러움을 부각시켰다. 대학 총장과 공무원 준비생 룸메이트의 오버액션들은 불편하기까지 했다. 버럭버럭 고함을 치며 학생들 편을 드는 총장은 일본 학원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등장인물들이다. 그 옆에 서서 총장에게 훈계하는 대머리 비서는 말할 것도 없다. 주인공 만섭에게 공무원을 준비하라며 을러메는 룸메이트의 행동도 비정상적으로 느껴진다. 왜 그런 과한 액션의 인물들을 등장시켰는지 의아할 정도다. 영화 제작진들이 학창시절 그런 인물들을 만나본 적이 있는 것일까? 다분히 만화적이고 이상한 인물임에도 등장시킨 것은 영화의 재미를 위해서였겠지만, 이 영화의 점수를 끌어내린 것은 공감이 단 1%도 되지 않는 이러한 인물설정 때문일 것이다.                                                                                                       부산광역시 수영구 강단하  (3)영화 <족구와>을 보고 3 “넌 꿈이 뭐야?” 필자가 20대 초반의 지인들을 만났을 때 가장 많이 물어봤던 질문이다. 필자의 경험 상 가장 많은 대답은 ‘돈 많이 버는 직장’ 혹은 ‘안정적인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었다. 틀린 대답은 아니다. 돈도 많이 벌면서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하겠다는 것만큼 좋은 꿈은 없다. 하지만 현실의 일반적인 대학생들과는 달리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쫓아가는 한 대학생이 있다. 바로 영화 <족구왕>의 주인공 ‘홍만섭’이다. 그는 군 전역 후 학교에 복학해 사라진 족구장 재 건립을 강력히 주장한다. 또한 공무원 준비를 하라는 기숙사 룸메이트 선배의 충고에도 굴하지 않고 족구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해 모든 것을 쏟는다. 그는 또 다른 꿈도 있었다. 바로 연애를 해보는 것이다. 어처구니없게도 그는 외모가 뛰어난 것도 아니고, 몸매가 좋은 것 또한 아니다. 심지어 등록금을 납부하지 못해 강의 도중 교수에게 등록취소 통보를 받을 만큼 내세울 것 하나 없는 학생이다. 하지만 홍만섭은 학교의 ‘퀸카’인 ‘서안나’와 연애를 하기 위해 아낌없이 시간을 투자한다. 홍만섭과 대립되는 인물로 ‘강민’이 있다. 그는 전직 축구선수로 이름을 날렸지만, 부상으로 인해 선수생활을 끝내고 대학생으로 살아간다. 강민은 축구선수 시절 자신이 누렸던 부귀영화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세만 가득한 대학생활을 보내지만, 홍만섭이라는 라이벌을 만나 족구라는 매개체로 인해 다시 운동에 대한 의지를 세운다. 필자도 영화의 주인공인 ‘홍만섭’과 비슷하게 군 전역 후 올해 3월에 학교에 복학했다. 하고 싶은 일과 좋아 하는 것이 분명했던 나는 시간이 생길 때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했다. 아직 홍만섭처럼 ‘왕’이 되지는 못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단계적으로 하나씩 이루어 가는 재미가 무엇보다 나를 행복하게 했다. 젊기에 할 수 있고, 젊기에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 주위에 너무 많이 있기에 이 시대의 청춘들이 아직은 살 만 하다고 생각한다. 대학교라는 교육기관에서 학문을 배우고 직장을 갖기 위한 자신의 능력을 쌓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대학교시절에 경험할 수 있는 것, 대학생이기에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즐겨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홍만섭의 기숙사 룸메이트 선배가 “너한테는 족구가 뭐냐?”라고 홍만섭에게 물었을 때 그는 ‘재미있기 때문에’라고 대답한다. 대학생, 청춘, 우리의 인생에서 가장 재밌고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 시기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아름답고 멋있는 시기를 너무나도 일방적인 방식으로 보내고 있다. 나는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청춘들에게 홍만섭처럼 무엇이든 자신이 쏟아 부을 수 있는 것에서 ‘왕’이 되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떠한 것이든 그것의 ‘왕좌’에 앉는 순간, 우리들의 청춘은 무엇보다 아름답고 찬란할 것이다. 끝으로 청춘이라는 같은 길을 걸어가는 동행자로서 청춘이라는 길을 걷는 모든 대학생, 또 다가오는 어린 청춘들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경상남도 마산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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