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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고 있는 부산시 사상구 덕포동은 부산 내에서도 외국인 노동자와 국제결혼한 부부가 많기로 유명하다. 값싼 임금, 비교적 선호되지 않는 직업인 3D업종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역할은 크다. 그들이 한국에 온 목적은 돈을 벌기 위해서다. 그러나 현실은 임금체불, 인종 차별, 2세 따돌림 등 극복해야 할 문제들이 많다. 그 중에서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것은 외국인 노동자들의 2세가 학교 또는 지역 사회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고 따돌림당하는 것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조선족 장민호(9) 군은 매일 등굣길이 고역이다. 장 군은 “국어 수업 시간이 가장 힘들다. 한글은 읽기도, 쓰기도 어렵다”며 “친구들이 조선족이 범죄자로 나오는 영화를 얘기하며 놀릴 때가 많아 걸핏하면 싸운다”고 연합뉴스의 뉴스가 소개하고 있다. 연합 뉴스에 따르면, 장 군의 어머니는 10년 전 한국에 온 조선족이다. 외국인 노동자와 다문화 가정 수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지만, 그와 관련된 법이나 제도는 전혀 보완되고 있지 않다. 서둘러 관련 법이 통과되어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 이상 태어난 곳이 한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외국인들을 차별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전북 전주시에서 ‘다문화 가정 학생들’과 ‘일반 가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유소년 축구 교실을 마련해 화제가 됐다. 중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이 축구 교실은 소외나 따돌림 등으로 인한 다문화 가족 자녀의 학교 부적응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의 자녀들이 다문화 가족 자녀들과 축구를 함께 하면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을 없앨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문화 가정 학생들과 일반 가정 학생들의 갈등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우리와 외국인이 함께 달려간다면 그 과정 속에서 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문화란 각 나라마다, 지역마다, 사람마다 다른 것이다. 무엇이 맞고 틀리고는 존재하지 않는다. 타 문화는 단지 나와 조금 다를 뿐 틀린 것이 아니다. 남의 입장에서 본다면 나 또한 다른 문화를 가지고 있어서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내 문화가 중요하고 존중 받아야 마땅하듯 남의 문화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문화 상대주의’적 관점으로 서로를 바라 볼 필요가 있다.
평소 외국인 노동자나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물론 우리나라 사람 모두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 바로 박범신 작가의 <나마스테>와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다. 두 작품 모두 외국인 노동자로 한국에 와서 겪게 되는 일들을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이 책들은 서로의 문화 차이를 이해하기 힘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나침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