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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유해정보 차단 앱, 청소년 과잉보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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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유해정보 차단 앱, 청소년 과잉보호 논란
  • 취재기자 손광익
  • 승인 2015.06.22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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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 미만 의무 설치 시행..."우릴 사이버 새장에 가두나" 청소년들 볼멘소리
고등학생 최은주(19. 부산 사하구) 양은 지난 5월 스마트폰 교체를 위해 부모님과 함께 인근 대리점을 방문했다. 스마트폰 선택과 요금제 선택이 끝난 후, 대리점 직원이 청소년 유해정보 차단 앱에 대한 팜플렛을 보여주며 이들 중 하나를 선택하여 부모와 자녀의 스마트폰 모두에 의무적으로 설치하도록 했다. 4월 16일 부로 개정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서,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청소년들은 유해정보 차단 앱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는 불법 음란정보를 막고, 청소년들이 유해한 매체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 2015년 4월 16일 부로 유해물 차단 앱을 설치해야 한다는 포스터(사진출처: 와이즈유저).
현재 가장 많이 이용되고 있는 유해정보 차단 앱은 ‘스마트보안관’이다. 스마트보안관은 부모용과 자녀용으로 나뉘어 있다. 법적으로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 스마트폰 개통을 위해서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므로, 부모와 자녀가 함께 대리점에 방문해 부모의 스마트폰과 자녀의 스마트폰에 각각 해당 앱을 설치하고 자녀등록을 마쳐야 스마트폰 구매가 끝난다. 스마트보안관을 사용하는 부모는 직접 스마트폰으로 자녀가 접속한 모든 사이트 내역을 확인하고 차단할 수 있다. 또한 설치된 앱을 사용 못 하도록 하는 앱 관리기능, 스마트폰 이용시간을 설정해서 지정된 시간에만 스마트폰을 이용하게 하는 이용시간 관리기능, 평균 스마트폰 이용현황도 알 수 있는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또 많이 이용되고 있는 앱은 ‘T청소년안심팩’이다. 이는 SKT 가입자만 이용할 수 있는 앱으로 대부분 기능은 스마트보안관과 동일하지만 자녀의 실시간 위치조회가 가능한 자녀 위치조회 기능과 자녀가 폭력적인 문자를 받았을 경우 부모에게 문자가 전송되는 학교폭력 의심문자 기능이 추가로 들어있다.
   
▲ 스마트보안관 앱에 관한 기능을 보여주는 사진이다(사진출처 : 네이버 블로그).
   
▲ T청소년안심팩의 기능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추가된 위치조회 기능도 보인다(사진출처: 블로그)
이러한 앱들의 기능에는 문제점이 있다. 먼저 유해라는 단어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이다. 사전적 의미로는 ‘해로움이 있는 것’이지만, 이 해로움이 어떤 기준인지 명확히 내려져 있지 않다. 청소년 유해 매체물은 여성가족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선정하는데, 심의 기준이 애매하다. 그래서 선정성과 폭력성이 짙은 사이트가 아닌 일반 사이트들도 차단되고, 자동차게임, 로봇게임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도 유해물로 분류되어 차단된다. 또한 이 앱은 위치조회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자녀가 괜한 의심을 사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학교폭력 의심문자 기능에서 ‘돈을 빌려줘,’ ‘내일 학교에서 보자’라는 의미들은 이중적으로 해석할 수 있어 친구끼리 하는 일상적인 대화임에도 불과하고 앱이 문맥을 잘못 파악하여 부모에게 이런 문자가 전송된다. 이런 문제에 대해 SKT의 상담원은 “위치 조회가 되지 않는 경우는 네트워크 상태나 위치 설정이 원인이며, ‘돈을 빌려줘’라는 문장은 갈취 정황에 대한 비유적 표현이 될 수 있기에 부모에게 메시지가 전송된다”고 말했다. 한 청소년 네티즌은 “수행평가를 해야 하는 데 필요한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이 유해 앱이라며 열지도 못하게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소년 네티즌은 "메르스 관련 기사를 읽으려고 했지만 유해매체로 차단됐다. 메르스 관련 기사가 왜 유해매체로 판단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유해매체 선정 기준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능적인 문제점들도 많이 있지만, 가장 심각한 문제점은 부모가 직접 스마트폰에 간섭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자녀의 이용시간을 통제하고, 자녀가 스마트폰에서 어떤 앱을 사용하고, 인터넷으로 어떤 사이트를 접속한 것이 그대로 부모에게 전송되다 보니 청소년기 나이에 더는 스마트폰으로 개인적인 일을 할 수 없게 됐다. 고등학생 신모(18. 부산 사하구) 군은 학교에 있을 때 이용이 차단되어 전혀 스마트폰을 사용 할 수 없고, 주말에도 공부하는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그 시간에는 부모님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신 씨는 “이렇게 차단된 상태에서는 부모님이 허용한 앱만 사용할 수 있어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데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한 최은주 양은 자주 즐겨하던 게임을 부모님이 차단해서 하고 싶을 때 허락을 받고 게임을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최 씨는 “공부를 하는 데 방해가 되니 하고 싶은 게임을 차단하는 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새롭게 스마트폰을 구매한 학생들은 언제 부모의 간섭이 있을 줄 모르는 상황 속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 개인적인 소유물인 스마트폰을 자신이 원하는 용도로 사용하지 못하고, 어떤 용도로 사용되었는지 부모가 전부 알 수 있기에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휴대전화 대리점에서 근무하는 박모(32) 씨는 부모와 자녀들의 입장이 이해가 되지만 대리점 입장에서는 유해차단 앱을 권유하거나 말릴 수가 없다. 법적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할 때 유해차단 앱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설치를 해주지 않을 때는 대리점이 처벌을 받는다. 박 씨는 “간혹 삭제를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법정대리인 동의가 필요하고, 절차가 까다롭다”고 말했다. 법적으로 이 앱을 자녀가 임의로 삭제할 때는 15일 뒤 앱이 삭제되었다는 메시지가 부모에게 전달된다. 이렇게 앱을 삭제하는 것이 힘들어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불법적으로 삭제를 시도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부모 몰래 삭제하는 방법도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한다.
▲ 청소년들이 ‘스마트보안관’을 불법적으로 삭제하는 방법이 적혀있다(사진출처: 네이버 지식IN).
반면 부모들의 입장은 다르다. 청소년기의 자녀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유해매체에 노출되는지 알 수 있어서 자녀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무분별하게 자녀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을 막아 스마트폰 중독을 예방하고, 자녀의 관심사를 파악하여 청소년기의 자녀와 의사소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최은주 양의 어머니 박경희 씨는 고3인 딸이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게임을 차단했다. “공부해야 할 시기인 자녀에게 여건을 만들어 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잘 사용하면 자녀의 학업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유용한 앱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 구글플레이어의 스마트보안관 앱에 관한 사용자들의 리뷰(사진캡쳐: 취재기자 손광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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