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 밤늦게 끝날 듯...정준영, 마약 투약 여부 조사도 받아 / 신예진 기자
성접대 의혹, 성관계 몰카 등으로 연일 온 나라가 시끄러운 가운데 사건의 중심에 선 가수 승리(29, 본명 이승현)와 정준영(30)이 줄줄이 경찰에 출석했다.
승리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승리의 경찰 출석은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된 이후 두 번째다. 승리는 이날 짙은 색 스트라이프 정장에 넥타이를 매고 단정한 차림으로 포토라인에 섰다. 그는 취재진이 포토라인으로 다가가기 전에 얼른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승리는 이날 "성접대 혐의를 여전히 부인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어두운 표정으로 잠시 뜸을 들였다. 그리고 준비한 듯 “국민 여러분과 저로 인해서 상처받고 피해받은 모든 분들께 고개 숙여 사죄드립니다”라며 재차 고개를 숙였다.
취재진이 이어 "아직도 카카오톡 대화가 조작됐다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어떤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다"고 답한 뒤 황급히 조사실로 이동했다. 승리는 "클럽 버닝썬의 실소유주가 맞느냐", "대화방에서 언급된 '경찰총장'은 누구를 말하는 것인가" 등의 다른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승리는 지난 10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식 입건됐다. 그는 자신의 사업과 관련해 외국인 투자자들을 접대하는 과정에서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한 매체는 승리가 서울 강남 클럽을 로비 장소로 이용해 투자자들에게 성 접대까지 하려고 했다며 지난 2015년 승리가 속한 카카오톡 대화방을 그 증거로 내놓은 바 있다.
이날 승리의 출석에 앞서 그의 친구인 정준영도 경찰에 출석했다. 그는 이날 오전 10시쯤 검은색 정장차림에 긴 머리를 질끈 묶고 다소 초췌한 얼굴로 나타났다. 검은색 승합차에서 내린 그는 포토라인에 선 뒤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드려 너무 죄송하다. 조사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준영은 이어진 "범행 당시 약물 사용한 것 맞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다만 그는 경찰청 로비로 들어서면서 "휴대폰 원본을 제출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조사를 받으면서...”라며 얼버무렸다.
정준영은 이날 경찰 조사에서 마약 검사를 위해 소변과 모발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준영의 모발 일체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넘겨 마약류 투약 의혹에 대해 확인하기로 했다. 승리 역시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해 마약 검사도 받았으나 최종 음성 판정을 받았다.
정준영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를 받는다. 성관계 동영상을 상대방 동의 없이 촬영하고, 이를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지난 2016년 당시 여자친구를 대상으로 몰카를 촬영해 고소된 후, 경찰에 휴대전화가 고장났다고 거짓말한 사실도 최근 드러났다. 정준영의 몰카로 인한 피해자는 지금까지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준영의 구속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 내용을 토대로 신병 처리 방향을 검토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복수의 언론에 “불법 동영상 범죄의 심각성과 사안의 중대성 등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버닝썬 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 씨는 이날 취재진의 눈을 피해 기습 출석했다. 오후 3시 출석 예정이던 그는 이날 오후 12시 50분께 경찰청에 들어갔다. 버닝썬 지분의 20%를 갖는 그는 승리의 사업파트너다. 그는 승리와 함께 외국인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알선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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