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출산율 0% 대...17년째 초저출산국
경력 단절에 대한 여성들 우려가 저출산 불러
주부 김미선(34)씨는 예전에 같이 일했던 직장 동료들을 만나 담소를 나누던 중 가슴 한구석에 아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1년 전 출산과 육아 문제 때문에 직장(승무원)을 포기하고 퇴사했는데 옛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일에 대한 미련과 회한이 물밀 듯이 밀려왔던 것이다. 김 씨는 “아기를 낳고 키우다 보니 다시 직장에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서도 “어릴 때부터 꿈이었던 직업을 포기하고 전업 주부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많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성의 지위가 향상되면서 자신의 커리어에 집중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요즘에는 경단녀라는 현실에 부딪히지 않기 위해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학생 이은진(22, 부산시 진구) 씨는 “결혼을 하면 내 인생에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할 텐데 아이까지 생긴다면 내 삶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엄마로서 살아야 한다는 게 싫다”고 말했다.
결혼은 출산과 경력단절로 이어지기 때문에 육아는 여자의 몫이라는 사회적 인식에 거부감을 느끼는 여성들도 있었다. 실제로 출산과 육아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 김나영(22, 김해시) 씨는 “아이를 낳게 되면 여자가 육아를 해야 하니까 오로지 배우자만을 보고 결혼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경단녀 문제는 예전부터 지속된 고질적인 사회적 문제다. 25~29세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2005년 65.8%에서 2018년 70.9%까지 증가하였고 이후 하락하는 수준이 2005년 30~34세에서는 50.6%, 2018년 35~39세에서는 59.2%로 떨어지면서 연령대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여성들의 결혼, 출산 비율이 높은 시기인 30, 40대에는 여성고용률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경력 단절에 대한 여성들 우려가 저출산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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