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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가 멋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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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커’가 멋있다고?
  • 부산시 사하구 김태희
  • 승인 2019.11.12 1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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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정해진 틀을 깨는 행위를 통해 자유를 느끼곤 한다. 사회적인 규칙을 벗어남으로써 쾌감과 해방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일탈 행위를 통해 해방감을 느끼는 것은 위험하다. 인간은 처음 일탈을 경험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일탈 행위를 저지르는 것에 매우 익숙해진다. 아주 사소하고 작은 일탈이라고 해도, 결국엔 매우 위험한 상황이어 이어질 수 있다. 일탈의 대부분은 친구를 통해 배우게 된다고 사회학자들은 말한다. 실제로 인간에게 친구라는 존재는 꽤 중요하다. 어떤 친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자신의 생활방식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고등학교 시절에 친구 따라서 일탈해본 경험이 있다. 친구가 학원에 가지 말고 놀자는 말에 넘어가서, 결국 부모 몰래 학원을 빠졌다. 그때 나는 굉장히 신이 났다. 남이 하니까 그 일이 괜히 궁금해졌고, 왠지 모르게 재밌게 느껴졌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탈은 나에게 달콤한 유혹 같은 것이었다. 일탈은 가정환경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문제아는 문제 가정에서 태어난다는 속설은 여전히 유효하다. 2008년에 한국심리학회지에 실린 한 논문에는 마산 지역 청소년 8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가 실렸다. 여기에는 실제 불안정한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들이 비행이나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과가 소개돼 있다. 최근에 나는 대중문화도 청소년 일탈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느꼈다. 내 주변 친구의 이야기다. 친구는 고등학생 때부터 담배를 피웠다. 최근 연락이 닿아 친구에게 대체 어쩌다 담배를 피게 됐냐고 물었더니, 비행 청소년으로 나오는 드라마 주인공이 멋있어보여서 따라 피게 된 것이 오늘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대답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일탈을 하는 학생이나 어른들을 주인공으로 자주 내세운다. 정상보다는 비정상이 드라마의 소재가 돼야 극적이기 때문이다. 드라마는 주인공의 일탈에 시청자들이 감정이입을 하도록 유도하고 일탈 행위를 미화한다. 최근에 개봉한 영화 <조커>도 마찬가지다. 정신병을 앓고 있고 수차례 살인을 저지르는 범죄자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주인공에 이입돼 조커를 ‘멋있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일탈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일탈 유혹은 강해진다. 이데올로기에 따른 정치적 일탈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마약, 폭력과 같은 사회적 일탈은 엄연히 ‘비정상’적이다. 일탈이 적은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정과 사회, 그리고 대중문화가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편집자주: 위 글은 독자투고입니다. 글의 내용 일부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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