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입이 금지된 사슴 태반 줄기세포 영양제 수십억 원어치를 몰래 들어오려던 밀수입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관세청은 14일 사슴 태반 줄기세포 캡슐을 휴대 반입하려 한 175명을 처음으로 적발해 벌금 총 4억 3000만 원을 부과하는 등 통고처분하고 물품을 몰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지난해 7~12월까지 들어오려던 캡슐은 64만 여정(시가 33억 원 상당)에 달한다.
사슴 태반은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신장 기능을 완성케 하고 정력 및 발기부전, 당뇨, 고혈압, 목 보호 등 다양한 질병 치료에 좋다고 홍보·판매되고 있다. 학업 스트레스 완화에 좋다며 수험생을 공략한 제품 홍보도 많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사슴 태반 줄기세포의 안전성 등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식약처는 “사슴 태반 줄기세포가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 등재되지 않았고, 아직 안전성 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슴 태반 줄기세포를 원료로 한 캡슐 제품에 대해 관세청과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통관 차단 및 사이트 차단을 요청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적발된 밀수업자들은 세관이 통관을 보류하자, 싱가포르 등지에서 제품을 구입해 커피인 것처럼 위장한 뒤 휴대용 가방 등에 숨겨 밀수입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특히 세관의 검사를 피하기 위해 이동 경로 등 행동수칙을 만들어 공유했다. 또 세관에 적발될 경우 벌금 상당액을 줄이기 위해 실제 구입 가격보다 낮은 허위 가격자료도 사전에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청은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아 국내 반입이 금지된 만큼 국민들이 제품 구매는 물론 섭취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불법 식·의약품 국내 반입 및 유통에 대해서 적극 단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