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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세계·한국언론이슈-39] 이 시대의 ‘기자’들; ‘신뢰하는 언론인’ 1~3위 손석희-유재석-김어준, ‘대장동 게이트’ 김만배, 노벨 평화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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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세계·한국언론이슈-39] 이 시대의 ‘기자’들; ‘신뢰하는 언론인’ 1~3위 손석희-유재석-김어준, ‘대장동 게이트’ 김만배, 노벨 평화상 수상자․․․
  • CIVIC뉴스 칼럼니스트 차용범
  • 승인 2021.10.14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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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가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은 누구인가? 1~3위는 전 JTBC ‘뉴스룸’ 앵커 손석희-방송인 유재석-TBS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이다. 그 언론인 영역 1~3위에 언론계의 현직 기자․PD는 없다. 최근 시사주간 <시사IN>의 연례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 결과다. 두루 공감하며 수긍할 수 있겠는가?

손석희의 ’신뢰도‘ 1위는 15년째다. 그는 MBC 아나운서로 출발, '뉴스룸’ 진행을 거쳐 최근까지 JTBC 총괄사장으로 일했다. 유재석은 더하고 뺄 것 없는 방송MC․개그맨, 김어준은 시나브로 공정성 논란을 빚는 방송 진행자다. 저널리즘의 전문적․윤리적 기준에서, 그들이 한국 언론을 대표할 수 있겠는가?

‘신뢰받는 언론인’에 현직 기자․PD가 없다? 언론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결과일 터다. 우리 언론이 정확성․공정성을 잃고 진영논리에 침몰, 언론의 신뢰를 상실한 것은 부인 못할 사실이다. 그런 현실에서, 최근 ‘대장동 특혜 비리’에 얽힌 ‘법조기자 김만배’의 기이한 행각은 또 뭔가?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는 법조기자 경력으로 ‘대장동 개발’을 주도했다. 여당 대선후보 관련 ‘재판거래’ 의혹과, 정․관․법조계 특혜 비리의 핵심 인물이다. 그는 출입처 취재원을 두루 ‘형님’으로 모셨다. 그의 검찰 출석 때 한 시민의 시위 피켓 문구, “기자가 기사는 안쓰고 재판거래․법조계 로비나 하나”가 선명하다. 언론윤리의 바탕 위에, 그는 정녕 ‘기자’인가?

올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러시아․필리핀의 언론인 2인이다. 노벨위원회는 선언했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와 항구적 평화의 전제조건이며, 올 평화상은 이를 위해 투쟁해 온 언론인을 대표하는 수상”이라고. 세계 언론단체와 국제기구들이 이번 수상을 환영하며, “세계적으로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약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되짚는다.

세계적으로, 언론자유가 ‘긴급 상황’인 시대에, 한국의 기자들은 국민의 신뢰를 잃고 있다. 세계 속 언론인이 러시아(푸틴)며 필리핀(두테르테) 같은 폭압적 독재를 비판하느라 치열한 투쟁을 벌일 때, 한국의 기자는 오늘도 진영논리에 기댄 편파보도에 바쁘다. 출입처 취재원을 ‘형님’으로 모시며, ‘단군 이래 최대 비리’를 주도하는 기자도 있고-. 그런 기자에게 어찌 신뢰를 줄 수 있겠나?


1. 2021년 ‘기장 신뢰하는 언론인’, 그 1~10위권에 취재 일선의 기자․ PD는 아무도 없다. 이번 조사에서 ‘없다․모름․무응답’ 비율은 무려 58.1%다. <시사IN> 이종태 편집국장은 이 조사 결과에 특히 언급했다, “그 언론인 명단에서 ‘일선 기자 이름을 찾기가 힘들어 아쉬웠다는 것, 전통 언론과 ‘일선 기자’들이 깊이 반성해야 하리라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은 이 결과의 의미를 짚었다. '포스트 손석희'는 요원하다는 것, .유재석의 2위 등극은 수용자 머릿속에서 뉴스가 '소멸'하고 있는 상황을 보여준다는 것, 김어준이 3위에 오른 것은 '정파적 뉴스 소비' 때문이라는 것이다(김수지). 그 언론인 영역에 저널리즘 영역․윤리와 거리 있는 인물들이 포진한다는 것도 아쉬운 일이다.

그래서일까? 관련 기사 댓글에는 ‘부정적’ 언급이 압도적으로 많다. <시사IN> 해당기사엔 긍정 10%-부정 90%, <미디어오늘> 관련기사엔 긍정 15%-부정 15%다. “1위가ㅋㅋ손석힄ㅋㅋ오늘 들은 말 중 제일 웃기네”, “유재석씨는 언론인도 아닌데 2위고, 1위 손석희 3위 김어준이라니 장난합니까”, “조작 왜곡의 달인 손석희, 김어준이 나오는데서 이미 게임 끝”․․․.

<시사IN>의 전통 있는 사회조사 앞에서, 그 결과에 냉소적 반응이 나온 이유는 뭔가? 아마도, 그들은 자기 분야에서 정점을 찍은 탁월한 직업인이긴 하나, 저널리즘의 전문적․윤리적 기준에서 ‘대표 언론인’의 궤에서 멀다는 인식 때문 아닐까? 이 부분은 ‘언론’의 기초개념과 ‘언론인’의 덕목에 대한 혼란을 극복하지 못한 조사방법의 한계도 있을 터다.

보다 중요한 것은 언론․언론인의 신뢰 상실이다. 언론환경의 격변에 따른 전통매체의 산업적 위기를 넘어, 언론지형의 급변에 따른 언론소비 형태의 변화까지, 한국언론은 구조적 위기에 직면한지 오래다. 거기에, 언론인은 사회갈등의 심화에 따른 진영논리에 침몰, 언론의 존립바탕이라 할 ‘신뢰’를 잃고 사회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 속에서 ‘신뢰하는 언론인’을 찾기가 그리 쉽겠나.


2. 이즘 한국 사회의 블랙홀 ‘대장동 개발 특혜 비리’ 핵심인물 김만배. 그는 참 특이한 기자다. 18년 여 법조 출입을 하며 잘나가는 법관․검사들과 형·동생 사이로 지냈다. 그를 바탕으로 행정․입법․사법의 전․현직 요인과 부동산 개발 전문투기꾼이 한데 얽혀, ‘공공의 명분으로 국민의 재산을 약탈, 권력자 이권 네트워크를 배불린’(김순덕) 특혜 비리의 몸통으로 컸다.

‘대장동 특혜개발 비리’의 핵심인물 김만배는 행정․입법․사법부 전현직 요인들을 ‘형’으로 부르고, 한데 얽혀 세기적 비리를 저지른 참 기이한 ‘법조기자’ 출신이다(사진; 더팩트 제공).
‘대장동 특혜개발 비리’의 핵심인물 김만배는 행정․입법․사법부 전현직 요인들을 ‘형’으로 부르고, 한데 얽혀 세기적 비리를 저지른 참 기이한 ‘법조기자’ 출신이다(사진; 더팩트 제공).

그는 ‘기사도 쓰지 않으면서’, 모처럼 ‘성남시장 이재명’ 인터뷰 기사를 썼다. 그 선거법 위반사건 판결 때 권순일 대법관과 밀접하게 접촉, ‘재판 청탁’ 의혹을 사고 있다. 기자로 있으면서 ‘대장동 개발’을 겸업했다. 그 소속사는 ‘대장동 게이트’ 보도에 소홀하며, 그 기자들의 연루 의혹도 외면하는 것 같다. 오죽하면 민주언론시민연합이 회사 차원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겠나.

김만배는 권순일 대법관-박영수 특별검사-곽상도 국회의원 등을 ‘형’으로 불렀다. 그들을 ‘화천대유’ 고문으로 모시거나 자녀들을 취직시켜, 퇴직금 50억을 쏘고 아파트도 싼값에 분양했다. 그 ‘좋아하던 형님들’ 리스트에는 전직 검찰총장을 비롯한 검사장도 여럿 들어있다. 권력을 감시․비판해야 할 기자가 취재원을 ‘형님’으로 모셨으니, 어찌 기자의 본분에 충실할 수 있었겠나.


3. 독재권력에 맞서 '표현의 자유'를 지킨 필리핀․러시아의 두 언론인이 올 노벨 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필리핀의 마리아 레사는 '래플러(Rappler)‘라는 언론사를 창립해 두테르테 정권의 폭력성을 고발해왔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노바야 가제타'('새로운 신문')를 설립, 동료들의 잇따르는 죽음에도 푸틴 정권 비판을 계속했다.

노벨위원회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점점 불리한 조건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두 사람은 이 같은 이상을 옹호하는 모든 기자들의 대표”라고 평했다. 독재정권에 맞서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워 온 전 세계 모든 ‘저항’ 언론인에게 보내는 특별한 찬사다.

올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무라토프(왼쪽), 필리핀의 레사 기자. 두 기자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는 모든 기자들의 대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 구글이미지)..
올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러시아의 무라토프(왼쪽), 필리핀의 레사 기자. 두 기자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는 모든 기자들의 대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사진; 구글이미지)..

전 세계 언론단체와 국제기구들은 이번 수상을 환영하면서도 “전 세계적으로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약화되고 있다는 증거”라고 되짚었다. 표현의 자유가 긴급 상황에 처해 있기로는 우리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권력이 추구한 ‘언론징벌법’ 개정 파동을 보라. 한국 언론은 최근 권력의 언론자유 침해 책동에 시달리며, 언론의 신뢰를 갉아먹을 자해행위를 하고 있다.

[중앙]언론인에게 노벨평화상…언론 자유 위협받는 증거


4. 기자는 전문인-자유인이다. 직업생리상 지위․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자유인’이요, 직무성격상 특별한 자질과 직업윤리를 필요로 하는 ‘전문인’이다. 기자, 언론의 자유에 상응하는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의 알 권리며 언론의 본분을 수행할 구조적․태도적 특성을 유지해야 한다. 정확성․공정성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직업적 가치기준일 터이고.

기자는 전문직인가, 기능직인가? 굳이 메릴(John Merrill)과 데니스(Everette Dennis)의 논쟁을 들지 않더라도, 이 논쟁은 끝난 지 오래다. 미국 ‘언론인의 신조’는 일찌기 선언했다. “나는 믿는다, 신문인은 한 전문직이라고” 우리도 그 전문직의 특성을 두루 들고 있다. 직업에 대한 높은 헌신도, 공중에 대한 봉사의 신념, 직업활동에 대한 자율적 규제의 준수․․․. 곧 언론윤리다.

한국 기자사회도 ‘윤리적 언론’을 선언하고 있다. 한국기자협회는 일찍부터 ‘윤리강령’(1957)을 갖고 있다. 기자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진실을 알릴 의무를 가진 최일선 핵심존재로서, 다른 어떤 직종의 종사자들보다도 투철한 직업윤리가 요구된다는 행동기준이다. 한국기협은 얼마 전, 모든 보도·논평 종사자가 실천해야 할 핵심원칙을 담아 ‘언론윤리헌장(2021)’도 제정했다.

헌장은 언론인의 주요 목표·과제 9개 원칙을 명시했다. ①진실 추구 ④공정 보도 ⑥갈등 해결 및 신뢰 제고의 공론장 제공 ⑧품위 있는 행동과 이해상충 경계 등이다. 언론의 본질적 기능도 새삼 주목했다. 권력 감시·비판을 통한 민주주의 발전에의 기여다. 저널리즘의 원칙·책무에 충실한 ‘윤리적 언론’을 추구하겠다는 다짐이다.

'언론윤리헌장'은 보도·논평 종사자가 실천해야 할 핵심원칙을 9개 항으로 정리, 선언했다(그림: 한국기자협회 홈피).
'언론윤리헌장'은 보도·논평 종사자가 실천해야 할 핵심원칙을 9개 항으로 정리, 선언했다(그림: 한국기자협회 홈피).

한국 기자사회가 언론의 본질적 기능과 언론인의 과제를 되새기면서, 내부적 자성에 소홀함은 참 아쉬운 바다. 우리 언론이 민주국가의 존립을 위한 기초로써, 사회통합·여론형성에 제 몫을 다하지 못한 이유는 뭔가? 우리 기자가 언론의 존립바탕이라 할 그 진실·공정에, 이해와의 상충 같은 기본윤리를 외면하며 우왕좌왕하는 이유는 또 뭔가?

[저널리즘 세계·한국언론 이슈-27]한국언론의 존재이유와 정확·공정성 찾기, 새 ‘윤리헌장’으로 충분할까?

//liliumpumilum.com/news/articleView.html?idxno=30822


한국의 기자가 언론의 본질적 기능과 기자의 책무에 보다 충실했더라면, ‘신뢰받는 언론인’ 조사의 그 허망한 결과를 접하지 않을 수 있었으리. 법조기자 김만배가 전문직의 언론윤리에 약간만 유념했더라도, 오늘처럼 기자의 ‘쪽’을 팔며 토건범죄에 얽히는 비운을 맞진 않았을 터다.

지금, 한국 언론의 신뢰도는 최악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부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0’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 40개국 중 언론 신뢰도 21%로 최하위다. 지난해에도 22%로 최하위였고, 조사에 포함된 이래로 매년 최하위권이다(미디어오늘).

언론의 신뢰성 위기,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언론윤리에 철저하며, ‘최고의 저널리즘’을 추구하는 것이다. 언론인 두루, 진정한 의미의 전문인((true professional)이 되도록 노력하며, 늘 윤리적으로 정당한 행위인지를 회의할 도덕적 반성력을 지녀야 한다. 언론의 과업과 책임이 중요한 만큼, 언론인의 드높은 윤리의식이 절실하다.

우리 기자사회, 그 언론윤리를 어떻게 체화할 것인가? 강고한 진영논리에 함몰한 여러 기자들을, 어떻게 ‘윤리적 언론’으로 끌어갈 것인가? 기자의 품위며 이해와의 상충을 무릅쓰고, 일탈 행위에 탐닉하는 ‘문제 기자’들을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 “저널리즘의 전문적․윤리적 기준을 준수하는 한, 그들이 원하는 무엇이든 쓸 수 있는 언론인의 권리”, 그건 노벨상을 수상하는 해외 기자들만의 전매특허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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