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부터 노조 파업 이어지면서 소비자들 불만
노노갈등 속 비노조원 배송 방해 담은 영상도 퍼져
“올해 초 겨울옷이랑 냉동식품 몇 개 시켰는데 아직도 안 오네요. 오래 걸린 적은 가끔 있었는데 이런 경우는 처음입니다.” 주부 박 모 씨는 지난달 말 주문한 택배 이야기에 한숨을 푹 내쉬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박 씨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택배 파업으로 인해 주문한 상품을 받지 못하고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전국택배노동조합 CJ대한통운본부는 택배기사 과로 문제, 노조의 교섭 요구 미응답 등의 이유로 총 파업을 실시했다. 파업 초기 조합원이 많은 서울·부산·대구·광주·창원·성남 등의 지역은 하루 평균 약 40만 개의 배송 차질이 발생하며 많은 사람들이 주문한 상품을 제때 받을 수 없었다.
파업에 참여한 택배기사들은 일제히 운송 업무를 중단하고 접수된 반송을 막기도 하며 파업 지역 택배 배송은 큰 타격을 입었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대체 기사가 대신 배송을 해준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오지 않아 전화하니 노조원들이 배송을 막고 물건을 가져갔다고 했다”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또 “정당한 배송비를 주고 구입했는데 왜 피해는 우리가 보나”, “대책도 없이 이게 뭐하는 짓이냐”, “내 택배는 도대체 어디 있을까” 등의 불만을 표출했다.
이후 본사 대체배송, 비노조원 택배기사들의 배송으로 지연 잔류물량이 지난 25일 기준 약 14만 개까지 줄었지만, 많은 물량이 오가는 연휴 기간에는 배송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올해 설에는 오미크론 변이의 영향으로 10~13%의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태가 불거지자 지난 24일 국토교통부가 ‘택배기사 과로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에 대한 1차 현장 점검 결과발표에서 합의 이행 사항이 양호하다고 발표 했지만, 노조 측은 조사 방식을 문제 삼아 파업을 중단하지 않았다.
장기화되는 파업으로 인해 노조원과 비노조원 간의 ‘노노 갈등’도 나타나고 있다. 노조원과 비노조원의 갈등이 격화되던 중 지난 26일 유튜브를 통해 ‘택배노조의 추악한 민낯’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해당 영상 속에는 조끼를 입은 노조원들이 혼자서 물건을 정리 중인 집배점장에게 다가가 툭툭 치며 정리된 택배를 발로 차며 시비를 거는 모습 등이 담겼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노조원이 파손 면책 스캔을 찍고 고객의 택배를 파손하는 듯한 장면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는 26일 입장문을 통해 택배노조 파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파업 중단과 현장 복귀를 요청했다.
한편 CJ대한통운은 설 연휴 기간 가용자원을 총동원하고 타 택배사인 롯데·우체국·한진 등에 도움을 요청해 배송 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