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가에선 수시에 이어 정시 합격자가 발표되면서 2017학년도 신입생이 속속 확정되고 있다. 합격생들은 해당 대학이나 학과의 단체 카톡방(일명 단톡방)을 찾아 가입해 대학 생활과 관련한 정보를 얻는다. 그런데 이들 대학 신입생들의 단톡방이 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자, 각 대학과 학생회가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신입생 단톡방은 같은 학과에 합격한 신입생들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친목을 도모하고 대학 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는 곳. 그래서 해당 대학 카페나 페이스북 페이지에 대학 또는 학과 차원의 신입생 단톡방을 찾는 합격생들의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
신입생 단톡방은 신입생 누군가가 자발적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대개는 대학이나 학과 선배가 만든다. 단톡방에 신입생이 일정 인원 모이면, 선배는 단톡방에서 나가고 신입생들만 남아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입생들이 자신의 카카오톡 ID를 해당 대학이나 학과 카페, 또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남기면, 신입생 단톡방을 만든 학교나 학과 선배가 해당자를 한 사람씩 추가하는 방식으로 단톡방에 신입생들을 모은다. 오픈 채팅 방식을 취하는 신입생 단톡방도 있다. 카톡에는 특정한 관심사를 내세워 카톡방을 만들고 누구나 그 관심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들어 올 수 있는 오픈 채팅 단톡방이 있는데, '00학과 신입생 단톡방' 등의 이름으로 오픈 채팅방을 개설해 신입생들이 찾아들어 오게 하는 방법으로 운영된다.
신입생 단톡방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운영되든 누구나 원하면 단톡방으로 들어올 수 있게 돼 있다. 문제는 누가 누구인지 서로 모르는 상황에서 ‘가짜 신입생’들이 단톡방에 들어와 정치적이거나 성적인 발언을 올려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고 있는 대목이다. 때로는 불순한 목적으로 개인 정보를 요구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 대학 신입생 최모(20) 씨는 합격 통보를 받자마자 가장 먼저 자기 대학의 신입생 단톡방부터 찾았다. 최 씨는 네이버 대학 입시 관련 카페 ‘수만휘(수능 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에서 자기 학교 신입생 단톡방을 발견하고 가입했지만, 정보를 얻기는커녕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그곳에서 극우 집단인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회원들이 들어와 정치적인 글을 게시하고 있었던 것. 최 씨는 “일베들이 드립(즉흥적인 글을 올리는 것을 뜻하는 젊은이들 은어)을 하는 바람에 겨우 찾은 신입생 단톡방이 폐쇄돼서 아쉬웠다”고 말했다.
신입생 단톡방의 가짜 신입생은 성적인 발언을 하거나 이성을 유혹하는 시도을 하기도 한다. 최근 A 대학의 페이스북 페이지인 ‘A 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한 학과의 신입생 단톡방에 가입한 가짜 신입생이 “단톡방에 있는 학생들의 사진을 보니 모두 예쁘게 생겼다. A대 이쁜 애들 진짜 많네, A대 올 걸...”이라고 말하고는 채팅방에서 나가는 일이 있었다는 제보글이 올라왔다. 이런 제보글에 재학생들과 신입생들은 “신입생들 진짜 조심해라,” “예쁘면 자기가 뭐 어쩌려고 저러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B 대학에 입학한 여학생 이모(21) 씨는 B 대학의 학부 신입생 단톡방이 있다면 자신을 초대해달라며 한 카페에 자신의 카카오톡 ID를 남겼다. 그 후, 자신도 그 대학 합격생인데 단톡방을 찾지 못했다는 한 남학생이 이 씨의 카카오톡 ID를 보고 이 씨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했다. 그 남자는 그 후부터 이 씨에게 사귀자는 연락을 계속 보내왔다. 이 씨는 “자꾸 만나자고 해서 연락을 무시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 학부에는 그런 사람은 존재하지도 않았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가짜 신입생이 신입생 단톡방에서 다른 학교를 비하하는 발언을 하는 경우도 있다. 부산의 C 대학 페이스북 페이지인 ‘C 대학교, 대신 전해드립니다’에서도 보는 이를 불쾌하게 만드는 신입생 단톡방의 대화 내용이 제보됐다. C 대학 신입생 단톡방에 초대된 한 학생이 D 대학의 합격증서 사진을 보여주며, “D 대학 미만 잡(’D 대학 미만은 모두 잡대다‘의 줄임말)”이라는 비하하는 글을 올렸다는 내용.
가짜 신입생들은 신입생들의 개인 신상정보를 노리고 접근하기도 한다. 최근, 한 대학 신입생 김모(20) 씨는 신입생 단톡방에서 이상한 일을 겪었다. 단톡방에 초대된 한 학생이 전화번호와 주소를 묻는 등 개인 신상정보를 요구한 것. 김 씨는 “알고 보니 우리 학과 신입생도 아닌 모르는 사람이어서 기겁을 했다”고 말했다. 해당 단톡방의 대화 내용이 캡처돼 해당 대학의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논란이 됐다.
가짜 신입생이 주는 피해 사례가 여러 대학에서 잇따르자, 각 대학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학생회 집행부가 미리 만들어 준 단톡방이 아닌 신입생들끼리만 모여서 만드는 단톡방은 조심하고 가입하지 말라는 글이 올라와 있다. 각 학과의 학생회 집행부는 학과 단톡방을 직접 만들어 신입생을 초대할 때, 간단한 합격 인증을 거쳐 가짜 신입생 거르기에 나섰다. 신입생들은 본인이 합격한 대학 합격증을 사진으로 찍어서 학생회 집행부에 보내거나, 대학 웹사이트에 접속해 본인이 해당 학과에 합격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신입생 단톡방에 초대된다.
C 대학의 한 학과 부학회장 박모(24) 씨는 “우리 과는 신입생들이 자신의 합격정보 화면을 캡처해서 보내준 것을 확인하고 단톡방에 초대한다. 요즘 신입생 단톡방 문제로 시끄러워서 예방 차원에서 이같은 조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짜...시대가 발전하는만큼 범죄도 발전하는것 같네요 대학 졸업한지도 벌써 4년이 지났는데 저희땐 인터넷카페 모임이였지만 이런식으로의 가짜 대학생이나 범죄대상이 되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말이죠! 정치적얘기로 기분이 상하는것보다도 성적인발언과 또 성적으로 문제(범죄)가생길수도 있는 계기가 될것같아 안타깝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