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호르몬 조절로 메스꺼움·두통·생리주기 변화 일으켜...자주 복용하면 난임 가능성도 / 한유선 기자
사후피임약 복용이 늘면서 복용 후 부작용을 호소하는 여성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후피임약이란 응급 피임을 위해 복용하는 피임약으로 자궁내막을 변형시켜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하거나 배란을 억제시킨다. 일반 피임약에 비해 포함된 여성호르몬 프로게스테론의 농도가 약 10배 가량 높다.
사후피임약은 호르몬을 변화시켜 피임을 유도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큰 편이다. 가장 대표적인 부작용으로는 부정 출혈과 유방통이 있으며, 그 외에 어지럼증, 두통, 복통, 생리 주기 변화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건강보험사평가원이 집계한 '최근 5년 간 사후피임약 처방 현황'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최근 5년간 피임약 처방 105만 7000여 건 중 약 60%가 사후피임약 처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2회 이상 사후피임약을 복용한 경우는 작년 한 해만 5388건으로 5년 사이에 약 2배 증가했다.
함모(22, 부산시 남구) 씨는 사후피임약을 2회 복용해 봤다. 처음에는 피임을 생각하지 않고 남자 친구와 성관계를 맺었다가 뒤늦게 걱정돼서 다음날 사후피임약을 처방받았다. 두 번째에는 관계가 끝나고 확인해보니 콘돔이 찢어져 있어 사후피임약을 복용했다. 함 씨는 사후피임약을 먹고 나면 속이 메스꺼워서 일상생활이 힘들다고 했다. 함 씨는 “처음에 사후피임약 처방을 받으려고 산부인과를 갔을 때 별 말없이 처방을 해줘서 복용했는데 머리가 아파서 당황했다”고 말했다.
여성의 몸에 무리를 주는 사후피임약의 또다른 부작용은 난임이다. 한두 번 복용한다고 해서 난임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 번 복용하면 난임이 될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인위적으로 호르몬을 조절하는 사후피임약은 여성의 배란 체계를 무너뜨려 자궁 외 임신 등의 난임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
부산 수영구에서 개업하고 있는 산부인가 전문의는 되도록이면 사후피임약을 복용하지 않도록 콘돔 등 다른 피임 방법을 이용할 것을 권장했다. 어쩔 수 없이 사후피임약을 복용해야하는 경우에는 의사의 처방을 따르고 생리주기 내에는 2회 이상 복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