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선거 전 마지막 TV토론회가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2일 상암 MBC에서 열렸다. 사회 분야를 주제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선 복지와 교육 정책을 둘러싸고 대선 후보자들이 불꽃 튀는 논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생애맞춤형 기본소득보장제, 생애맞춤형 의료지원제를 내놨다. 문 후보는 구체적인 방안으로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높이기, 노령층 기초연금 지급액 30만 원으로 올리기, 장애인 기초연금 30만 원으로 상향 지급, 구직활동 미취업 청년에 대한 9개월간 월 30만 원 구직촉직수당 지급, 0세~5세 아동에 대한 월 10만 원 아동수당, 고용보험 없는 출산여성에 대한 월 50만 원 3개월 출산지원급 등을 공약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부자에게 자유, 서민에게 기회'란 슬로건을 내세웠다. 홍 후보는 “세만만 잘 내면 골프든 해외여행이든 세무조사 못 하게 하겠다”며 돈을 쓰게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또 “복지 근원은 빈곤 탈출이 기본”이라며 서민복지정책을 펴겠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리더가 과학을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가 핵심”이라며 '교육 개혁과 과학기술 개혁'을 주장했다. 안 후보는 “공교육 강화로 창의적 인재를 기르고 사교육비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며 미래를 위한 투자, 학제 개편과 정부 구조 변화를 내세웠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양극화 불평등 해소를 외치며 “중부담 중복지 묵표로 복지정책, 빈곤대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차상위계층까지 확대하고 기초생활보장제도 부양의무 기준 폐지, 국민연금 최저연금액 단계적 인상을 통해 80만 원까지 상향 등을 주장했다. 비정규직 총량제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동등한 기회 보장이 정의로운 사회 출발점이라며 “상속·증여세로 거둔 재정을 만 20세 청년들에게 균등 분배하는 청년사회상속제를 도입, 정의 사회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올해 상속·증여세가 5조 4000억 원이라며 청년 1명당 1000만 원씩 배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자유토론에서는 다양한 복지 혜택을 둘러싸고 공방이 펼쳐졌다. 문재인 후보는 보육을 국가가 책임지겠다며 안철수 후보에게 국공립 단설 억제 입장과 학제 개편 문제에 관해 질문했다. 안철수 후보는 “유치원 교육을 무상 교육해야 한다”며 “초등학교 공립과 사립 사이에 큰 차이가 없듯이 부모 부담을 덜자는 것이 내 공약의 핵심”이라고 답했다. 안 후보는 학제개편 문제에 관해서는 “그럼 이대로 가자는 것이냐. 그럴 수는 없다”고 답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에게 “고교학점제 예산이 얼마나 드는지 아냐”며 이는 과다 예산과 농어촌 차별이라고 반론을 펴기도 했다.
유승민 후보는 자사고 폐지, 논술 폐지, 대학입시제 개혁을 주장했다. 유 후보가 문 후보에게 “수시 비중을 줄인다고 했는데 정시를 늘리자는 말이냐?”고 묻자, 문 후보는 “수시 전형을 줄이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심상정 후보는 안철수 후보에게 학제개편이 과열 경쟁을 줄일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심 후보는 “안 후보 공약에는 경쟁을 줄이는 게 없다”며 “학제를 바꾼다고 경쟁이 줄어드냐?”고 묻자, 안 후보는 “학제는 중요한 틀”이라며 “그 틀 안에서 소프트, 기업가, 독서, 토론 방식 등을 도입하자고 제안했다”고 답했다. 심 후보는 과열 경쟁이 ‘묻지마 대학’ 풍조 때문이라며 유럽식 직업교육으로 고교 졸업 후 성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후보는 반값 등록금을 공약한 문 후보에게 등록금이 노무현 정권에서 대폭 올랐지 않았느냐고 책임을 물었다. 홍 후보가 “자기들이 올린 것을 선심 쓰듯이 반 값으로 한다는 것이냐”고 묻자, 문 후보는 “대학등록금이 지금 과중해서 이제 내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4대강 문제에 대한 공방도 이어졌다. 문 후보는 타 후보들도 4대강에 문제가 있고 보 철거, 보 개방 등의 정책을 내놨다며 홍준표 후보의 생각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문 후보에게 “4대강 때문에 녹조가 늘었느냐”며 “녹조는 질소, 인 때문”이라며 “물이 갇혀 있다고 해서 녹조가 생기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문 후보가 “질소, 인 줄이기를 하고 있는데 그걸로 부족한 것 아니냐”며 “홍 후보가 동의하면 (4대강 보 대책으로) 국민이 통합된다”고 말하자, 홍 후보는 “억지”라고 받아쳤다.
보수 후보 간 공방도 있었다.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는 ‘복지’ 문제로 설전을 벌였다. 유 후보는 ‘무상급식 반대’ 등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는 홍 후보가 선거 위해 출산수당 공약을 내걸었다고 비판했다. “무상급식, 누리과정 다 안 주면 출산도 안 줘야 하는데?”라고 묻자 홍 후보는 “(출산수당 공약은) 인구 절벽 차원이니 보편적으로 하자고 검토 중”이라고 맞받았다.
국민 소통방안에 관해서도 후보들의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
홍준표 후보는 “국민 전체와 소통한다기보다 국민 대표인 기자들과 소통하는 것”이라며 “분기별로 국정 브리핑을 열어 기자들과 프리토킹하겠다”고 약속했다.
유승민 후보는 “가급적 국민들 앞에서 직접 말하겠다”며 “현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경제 기업인들과도 만나겠다. 대기업 말고 중소기업, 창업자를 만나겠다”고 설명했다.
심상정 후보는 “매주 TV 생중계 브리핑하겠다”며 “대통령 특수활동비 없애고, 정부 각 기관 정보공개 철저히 하며, 검찰 통제하는 민정수석실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안철수 후보는 “기자회견을 가장 많이 한 대통령이 되겠다”며 “뉴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앵커 대담 등 다양한 방식의 의견 수렴을 하겠다”고 말했다. 또 국가교육위원회에 참석해 대통령 권한을 (위원회에) 이양하고 국민 발언 소환제로 직접 민주주의를 적극 도입하겠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후보는 “광화문 대통령이 되겠다”며 “인수위가 없으니 국정 방향을 광화문 광장에서 모으겠다”고 말했고 “오바마처럼 대변인에게 안 맡기고 직접 브리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연휴 여파로 유권자들의 관심이 지난 토론회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시간 시청률조사회사 ATAM은 이날 밤 8시부터 10시까지 지상파 3사, 종편 3사, 보도채널 2사 등 총 8개 채널이 나란히 생중계한 이날 토론회의 실시간 시청률 합이 27.8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ATAM은 "전주 같은 시간 8개 채널이 방송한 정규 프로그램보다 이날 대선 토론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이 다소 낮아졌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