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유수 영화제에서 수차례 여우주연상을 받은 ‘실비아 창’ 감독이 최신작 <상애상친>을 들고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영화 <상애상친>은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폐막작 <상애상친> 기자회견은 20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홀에서 열렸다. 강수연 집행위원장, 실비아 창 감독, 배우 티엔 주앙주앙 등이 참석했다.
영화 <상애상친>은 한 여학생의 가정사를 배경으로 한다. 중국의 근현대를 살고 있는 세대를 대표하는 세 여성의 삶이 영화의 중심이다.
실비아 창 감독은 <상애상친>의 감독이자 주연 배우다. 그는 영화에 대해 “한 가정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간단한 스토리”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조그만 일로 세대 간 문제에 부딪히고 변화를 겪는다”며 “이들이 화해하고 문제를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세대를 대표하는 다양한 여성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영화를 통해 보듬으려고 한 것.
<상애상친>의 주인공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딸은 독립하려는 상황에 처해 있다. 동시에 일자리도 잃고 남편과는 사이가 좋지 않다. ‘여성’의 삶이 영화의 중심이 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실비아 창 감독은 “일부러 여성 영화를 찍으려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나의 경험을 녹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여성이 느끼는 문제를 50대인 저도 겪고 있다”며 “이 캐릭터를 개인적으로 동정한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실비아 창 감독은 ‘여성’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버릴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오랫동안 영화를 했는데 여전히 여성 감독이라고 부른다”며 “여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감독으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도 여성 감독들이 영화를 해 나가는 걸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들의 꾸준한 노력을 부탁했다.
실비아 창은 극 중 남편인 티엔 주앙주앙의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했다. 시나리오를 쓰고 나니 남편 역할에 티엔 주앙주앙이 어울릴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는 것. 그는 “선생님이 감독이었을 때 서로 알게 됐다”며 “선생님은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관객들도 영화 속 선생님의 캐릭터에 빠져들 것”이라고 밝혔다.
티엔 주앙주앙은 중국 5세대 영화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이지 프로듀서다. 배우로 이번 작품에 참여한 그는 “특별했던 시간”이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영화가 중국 부부들에게 영향을 주길 바란다”며 “남편이 부인과 아이에게 관심을 더 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끝으로, “영화제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실비아 창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외압과 관련한 민감한 문제도 서스럼없이 꺼냈다. 그는 “외부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겪은 문제들을 들었다”며 “외부 사람으로서 부산영화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나이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영화를 가지고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하게 돼서 기쁘다”며 “부산영화제는 영화인들에게 많은 무대와 기회를 줬다”고 부산영화제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폐막작 <상애상친>은 21일 오후 8시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폐막식과 함께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