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사고 내고 9시간 잠적...재판부 "음주 음전 합리적 의심 불구, 음주 측정으로 증명 안돼" / 신예진 기자
방송인 이창명(49) 씨의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네티즌들은 법원의 판결을 두고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5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이날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사고 후 미조치,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창명의 음주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다만, 사고 이후 미조치 등은 유죄를 인정,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앞서 이창명은 지난 2016년 4월 20일 밤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삼거리 교차로를 지나던 도중 교통신호기를 들이받았다. 이후 이창명은 차를 버린 채 도주했다. 사고가 발생한 지 9시간 후 이창명은 경찰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창명은 음주 운전을 의심하는 경찰에 “술을 못 마신다”며 “너무 아파 병원에 갔을 뿐 현장에서 벗어나 잠적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CCTV 영상과 직원 진술 등을 통해 이창명의 음주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매일경제에 따르면, 이창명은 사고 당일 지인 5명과 함께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소주 6병과 생맥주 9잔을 주문했다.
검찰도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해 사고 당시 이창명의 혈중 알코올농도를 추정했다. 검찰은 이창명의 혈중 알코올농도가 0.102~0.143% 정도로 보고 그를 기소했다.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은 면허 정지 수준에 해당한다.
검찰과 경찰의 조사와 달리 1ㆍ2심은 이창명의 음주운전 혐의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다. 사고 후 미조치 및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보고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이창명은 2014년 6월부터 2016년 2월까지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들지만, 술의 양이나 음주 속도 등이 측정되지 않아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법원도 하급심의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재판부의 판결을 접한 네티즌들은 혀를 찼다. 한 네티즌은 “음주단속 때 운전자는 차를 버리고 도망가면 된다는 나쁜 선례를 남긴 판결”이라며 “증거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창명 씨가 모든 것을 인정하고 벌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앞으로는 TV에서 얼굴을 보고 싶지 않다”며 “대법원 판결에서 무죄를 받았다고 해서 대중들도 무죄를 인정할 것이라는 생각은 접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진심으로 반성하고 자숙하지 않으면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날이 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