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지사 관사· 국회 등 압수수색, "빠른 시일 내 소환" ...김 지사, 변호임 선임 등 조사 대비 / 신예진 기자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검팀이 2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집무실과 관사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특검은 이와 함께 김 지사의 입건 사실을 공식화했다. 김 지사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김 지사는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특검 소환에 정면 대응에 나섰다.
특검팀의 압수수색은 이날 오전 8시 김 지사의 경남 창원 관사와 집무실에서부터 시작됐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압수수색을 위해 최득신 특검보 등 수사팀 17명을 경남 창원으로 보냈다. 특검은 변호인 입회 아래 김 지사 컴퓨터에서 파일과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7월 30일 김 지사의 관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그러나 기각당했고, 이후 보강조사를 시행해 지난 1일 영장을 재청구해 발부받았다. 김 지사의 혐의는 ‘업무방해 공범 등’이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의 공범이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김 지사의 신분도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했다.
김 지사는 지난 2016년 11월 파주 느룹나무 출판사에서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에 참관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김 지사가 시연회를 보고 댓글 조작을 승인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어 이날 10시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도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김 지사 국회의원 시절 일정을 관리했던 비서 컴퓨터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검은 김 지사의 예전 일정 자료에서 ‘드루킹’ 김동원 씨와 접촉한 정황을 확실하게 입증할 증거를 찾으려는 것. 박상융 특검보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 브리핑에서 “일정 담당 비서가 항상 컴퓨터에 일정을 관리하고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일정 관리가 이 사건에서 중요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특검의 예상과 달리 김 지사의 일정 담당 비서의 컴퓨터에서 별다른 소득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용 PC는 김 지사가 의원직을 사퇴한 이후 자료를 삭제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복수의 언론을 통해 “전 의원과 보좌진이 사용했던 컴퓨터는 개인 정보 유출을 우려해 데이터를 완전 삭제하는 로우 포맷을 적용한다”며 “김 지사가 사용했던 컴퓨터도 같은 규정으로 처리됐다”고 말했다.
로우 포맷은 일반 포맷과 달리 컴퓨터 하드디스크의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한다. 컴퓨터가 공장 출하 당시 수준으로 초기화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로우 포맷을 거치면 어떤 방법으로든 파일을 복구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은 "의원직을 그만 둘 때 국회 절차에 따라 PC를 제출했을 뿐 PC 저장 내용을 의도적으로 삭제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조만간 김 지사를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박 특검보는 “압수물 분석을 가급적 빨리 끝내서 빠른 시일 내에 소환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소환 일정은 협의하자는 의사를 특검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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