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정치적 무리수 둔 특검에 유감"...특검, 수사기간 연장 동력 상실, 불구속 기소할 듯 / 신예진 기자
드루킹 김동원(49) 씨의 댓글 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허익범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았던 김 지사는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18일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오전 12시 42분께 컴퓨터 등 장애업무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박 부장판사는 "공모 관계의 성립 여부 및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 인멸의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피의자의 주거, 직업 등을 종합하여 보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법원의 판단에는 김 지사가 현직 도지사 신분이며 특검 수사에 협조했던 점이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드루킹 특검 도입을 먼저 주장한 바 있다. 자신의 휴대전화를 특검에 자진해 제출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일당과 인터넷 댓글 조작 범행에 공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9일 드루킹이 운영하는 느룹나무 출판사에서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의 시연을 참관한 뒤 댓글 조작을 동의하거나 승인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또, 특검은 당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드루킹이 네이버 기사 댓글 부정클릭하는 행위에 김 지사가 공모했다고 본다.
특검팀은 이같은 사유로 지난 15일 밤늦게 서울중앙지법에 김 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다만, 구속영장에 정치자금법 또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증거 자료 부족으로 적시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김 지사 구속 이후 선거법 위반 혐의로까지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었다.
특검팀 관계자는 복수의 언론에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배를 마신 특검팀은 수사 동력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검팀의 1차 수사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 김 지사에 대한 영장 재청구는 어려워졌기 때문. 특검팀의 1차 수사기간은 오는 25일까지다. 특검팀은 김 지사의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보강 수사 등을 벌인 뒤 김 지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 지사는 이날 오전 1시 30분쯤 영장 실질심사 이후 구금됐던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김 지사가 구치소에서 나오자 지지자들은 환호했고, 김 지사는 "감사하다"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김 지사는 이후 구속 영장 기각 소감을 밝혔다. 김 지사는 "이번 사건이 불거진 처음부터 특검을 먼저 주장했고, 특검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어떠한 요구에도 성실히 협조하고 조사받았으며, 특검이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 진실한 특검이 되길 바랐다"며 "특검이 정치적 무리수를 둔 것에 대해서 다시 한번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