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가 검찰 내부게시판에 조국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 수사를 지휘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응원 글을 남겼다.
뉴스1 등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인천지검 부천지청 소속 장진영(40·사법연수원 36기) 검사는 지난달 30일 오전 검찰 내부게시판 ‘이프로스’에 “총장님, 왜 그러셨습니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윤 총장에 대한 지지를 밝혔다.
장 검사는 해당 글을 통해 “임명권자로부터 엄청난 신임을 두텁게 받으시어 총장님까지 되셨는데 그 의중을 잘 헤아려 눈치껏 수사를 하셨으면 이리 역적 취급을 받지 않으셨을 텐데요”라며 “지난 정권 때도 그리 정권 눈치 살피지 않으시고 국정원 댓글 수사하시다가 여러 고초를 겪으셨으면서 또 다시 그 어려운 길을 가시려는 이유가 무엇입니까”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권 눈치 살피지 않고 헌법 정신과 법적 절차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하려고 하시는 총장님 때문에 검찰 개혁을 원하는 많은 검찰구성원들까지도 검찰 개혁에 저항하는 세력으로 몰리게 되지 않았습니까”라고 물었다.
장 검사는 조 장관 일가와 관련된 표창장 위조 의혹에 대해 “가진 인맥과 재력 및 교수 직위를 이용하여 표창장 좀 위조하고 허위 스펙 좀 끼워 넣은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그 어여쁘고 귀한 자녀 대학 좀 잘 보내려고 한 것인데 뭐가 그리 큰 잘못입니까”라며 “가난하고 인맥 없고 아무 직위 없는 사람들은 아무리 어여쁘고 귀한 자녀라 하더라고 힘들게 아르바이트 시키고 밤낮으로 공부시키면서 죽어라 자녀 혼자 애쓰게 할 수밖에 없겠지만요”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 조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에 대해서도 “가진 돈이 많고 아는 정보가 많아 사모펀드 같은 곳에 투자해서 쉽게 돈 좀 불리면 어떻습니까. 투자할 가진 돈도 없고 사모펀드가 뭔지도 모르고 아는 정보가 없어 돈을 어떻게 불려야 할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밤낮으로 힘들게 일만 하면서 얼마 되지도 않는 월급으로 자녀들의 교육비, 생활비, 집세나 집대출금 변제 등으로 간신히 빚만 지지 않으면 다행이겠지만요”라고 덧붙였다.
장 검사는 이어 “총장님 덕분에 앞으로 후배 검사들은 살아있는 정권과 관련된 수사는 절대 엄정하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수장과 관련된 수사는 신속히 하여서도 아니 되고, 신속한 수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더라도 적당한 인원의 수사 인력으로 제한하여 압수수색 장소도 적당히 구색 맞추어 몇 군데만 해야 하는 것을 절실히 배웠으므로, 지금의 총장님처럼 비난을 받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고 밝혔다.
그는 끝으로 “후임 총장님이나 공수처장, 특수수사처장 등 향후 총장님과 비슷한 입장에 놓이게 될 분들에게 총장님처럼 이리 엄정하게 수사하면 안 된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시어 앞으로 위 분들은 총장님처럼 하지 않으시고 제대로 된 정치적 감각을 지니신 참다운 정치 검사로 탄생하시어 국론을 분열시키지 않으실 테니 참으로 다행인 것 같습니다”라고 적은 뒤 “위와 같이 총장님께서 가시는 길과 달리 가고자 하는 것이 법치주의 국가이고 헌법 정신에 맞는 것이긴 한 겁니까”라고 반문하며 글을 마쳤다.
이 글은 검찰의 조 장관 관련 의혹 수사에 대해 정부·여당 및 조 장관 지지자들로부터 연일 비판이 쏟아지는 상황을 반어적으로 바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 검사의 글을 접한 대부분의 현직 검사들은 “공감한다”며 “잘못된 현실에 침묵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제 자신이 쥐구멍에 숨고 싶을 만큼 부끄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