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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음란물 아니다" 상의 벗고 시위한 여성단체에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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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은 음란물 아니다" 상의 벗고 시위한 여성단체에 논란 가열
  • 취재기자 정인혜
  • 승인 2018.06.03 2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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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페미액션, 상의 탈의 사진 삭제한 페이스북에 항의..."여성 성적 대상화 안 돼" vs"지나치다" 반응 교차 / 정인혜 기자
지난 2일 페이스북 코리아 본사 앞에서 상의 탈의 시위를 벌인 불꽃페미액션 회원들(사진: 불꽃페미액션 페이스북).
여성단체 '불꽃페미액션'이 벌인 상의 탈의 시위에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불꽃페미액션은 앞서 진행한 상의 탈의 시위 사진이 페이스북에서 삭제된 것에 항의하고자 시위를 벌였고, 페이스북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사진은 다시 공개된 상태다.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상의 퍼포먼스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불꽃페미액션은 ‘여성해방 운동’을 모토로 삼는 페미니스트 그룹이다. 이들은 지난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페이스북코리아 사옥 앞에서 상의 탈의 시위를 진행했다. 남성의 반라 사진은 그대로 두면서, 여성의 반라 사진을 음란물로 규정해 삭제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서다. 앞서 불꽃페미액션은 지난달 26일 열린 ‘월경 페스티벌’ 행사에서 상의를 탈의한 사진을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했지만, 페이스북은 ‘나체 이미지 또는 성적 행위에 관한 페이스북 규정을 위반했다’며 사진 삭제, 계정 1개월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불꽃페미액션 회원 10여 명은 마스크와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상의를 완전히 탈의했다. 이들의 몸에는 "내 몸은 음란물이 아니다"라는 문구가 한 글자씩 적혀 있었다. 이들은 "내 의지로 보인 가슴 왜 네가 삭제하나"’, "현대판 코르셋에서 내 몸을 해방하라"라고 적힌 종이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곧바로 이불을 가져와 이들을 가렸다. 불꽃페미액션 측은 이날 “농구장, 축구장에서 웃통을 벗은 채로 운동하는 남성들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여성들은 그럴 수 없다”며 “여성의 몸은 '섹시하게' 드러내되, '정숙하게' 감춰야 하는 이중적인 요구를 받아 왔기 때문”이라고 항의했다. 이어 “여성의 나체는 '음란물'로 규정돼 온라인 사이트에서 강제 삭제당하거나 젖꼭지만 모자이크 처리된다”며 “여성의 몸에 부여되는 남성중심적 '아름다움'과 '음란물'의 이미지를 내팽겨치고, 답답한 브라를 벗어던지며 여성들의 몸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은 이들에게 공연음란죄 등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는지 검토할 예정이다. 이들의 요구는 바로 받아들여졌다. 시위 직후 페이스북 코리아 측은 “페이스북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지 않은 귀하의 게시물이 당사의 오류로 삭제됐다”며 “해당 콘텐츠를 복원하고 관련 계정에 적용됐던 차단을 해제했다.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에서는 시위와 관련된 나체 이미지를 허용하고 있다는 입장도 부연했다. 불꽃페미액션 측의 시위 사진은 음란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불꽃페미액션이 공개한 지난달 26일 진행된 상의 탈의 시위 현장 사진(사진: 불꽃페미액션 페이스북).
불꽃페미액션 측은 3일 오전12시 23분께 페이스북 게시물을 통해 “게시물 탈환을 완료했다. 우리의 승리”라며 “여성의 몸이 성적 대상화되지 않는 그날까지 불꽃페미액션은 투쟁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를 보는 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뉘었다. 불꽃페미액션 측의 주장에 틀린 말이 없다는 의견도 있는 반면, 거부감을 이유로 비판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찬성 측의 입장에 선 네티즌들은 여성 가슴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움직임이 근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네티즌은 “이게 왜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을 안 하고 무작정 비판하는 것 같다”며 “남자들이 몸자랑하면서 가슴 내놓는 건 안 이상하고 여자들이 가슴 내놓으면 이상한 건가”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남자가 상의 탈의하면 그냥 두면서 여자의 상의 탈의에 대해서만 음란물이라는 잣대를 들이미는 게 문제의 본질”이라며 “불편하면 안 할 수도 있는 건데 브레지어를 입지 않았다고 욕하는 것부터 여자 가슴을 성적으로 소비하는 게 문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 측의 입장에서는 거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네티즌은 “운동을 제외하고는 자발적으로 상의 탈의하는 남자가 얼마나 있나. 방송에서도 복근 공개니 뭐니 하면서 억지로 상의 탈의하는 경우가 많다. 여자에게 복근 공개하라며 상의탈의를 요구하면 성추행이니 성희롱이니 난리칠 거면서 너무 특정상황에만 치우쳐 억지 고집을 부리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동의한다는 또 다른 네티즌은 “취지는 알겠지만 남녀 가슴에 구분을 두는 데는 이유가 있다. 여성의 가슴은 남성에게 섹스어필이 가능한 신체부위이고, 남성의 가슴은 단순하게 운동을 했느냐에 따라 ‘건강미’ 정도로 비춰지는 단순한 신체부위다. 차등과 차별을 구분 못해서 일어난 무식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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