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시민발언대] 부산시 진구 신정민
인터넷 뉴스 기사 옆에 떠있는 배너 성형광고, 버스에 부착된 미용 광고를 우리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하철역을 걷다 보면 마주하는 수많은 눈, 코, 입, 몸에 관한 성형광고들. 전신이 조각난 채 평가받고 지적질당하고 있다. 우리는 숨 쉬듯이 美에 관한 압박을 받고 있다. 외적인 아름다움뿐만이 아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여자애가 글씨체가 그게 뭐냐", "남자애도 아니고 조신하게 다리를 모으고 앉으렴" 같은 소리를 듣고 자랐다. TV는 예쁘게 화장하고 긴 머리를 한 ‘여성스러운’ 모습의 연예인들이 점령하고 있다. 성인 여자라면 응당 화장하고 긴 머리를 하는 것이 당연한 줄 알았다. 나는 21세기에도 ‘코르셋’이 존재하는지 몰랐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를 보면 아주 인상 깊은 장면이 있다. 코르셋과 스타킹을 착용하지 않은 앨리스에게 앨리스 엄마가 다그치자, 앨리스는 이렇게 답한다. “생선을 머리에 꽂고 다니는 유행이 돈다면 생선을 머리에 꽂을 건가요? 코르셋도 생선과 같아요.” 코르셋이란 쓸데없는 유행과 다를 바 없다는 소리다. 생선을 머리에 꽂는 것이 더 나은 코르셋이었을 수도 있다. 적어도 생선은 허리를 죄어 뼈와 장기를 변형시키는 코르셋보다는 나았을 테니까. 과거 조선시대에 살던 여성들은 집 밖을 나설 때 장옷으로 얼굴을 가리고, 남자와 대화할 때는 얼굴을 마주해서는 안 되고, 외출마저 자제해야만 했다. 나는 이것 또한 형태가 다른 코르셋이었다고 생각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조여진 코르셋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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