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 씨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가 날이 갈수록 폭증하고 주변에서도 확진자가 자꾸만 나와 불안한 마음에 코로나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려고 약국을 돌아다녔다. 집 근처 약국에 들러 자가진단키트가 있는지 찾았지만 이미 다 팔리고 난 뒤였다. 편의점에 들어가 자가진단키트가 있는지 물어봤지만 없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약국과 편의점을 7번이나 들락날락했지만 자가진단키트를 찾을 수는 없었다. A 씨는 “자가진단키트를 이렇게까지 찾기 힘들 줄 몰랐다”며 “코로나가 막 시작됐을 당시 일어났던 마스크 대란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 코로나19 확진자가 5만 4000명을 넘어서면서 자가진단키트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가진단키트는 약국과 편의점에 입고되자마자 전부 팔려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등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하려고 해도 가격이 모두 다르고,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판매가 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코로나19 사태 직후 마스크 품귀현상을 겪은 것과 비슷해 사재기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오미크론 변이 대응을 위해 코로나19 진단·검사 체계를 변경하면서 고위험군에 해당하지 않는 일반 감염의심자는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또는 자가진단키트 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경우에만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의심 환자들 사이에서 자가진단키트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부산시에 있는 약국 몇 군데에 문의한 결과 자가진단키트가 있는 약국도 있고, 없는 약국도 있었다. 자가진단키트가 있는 약국은 “자가진단키트가 있지만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오후 중에 다 팔릴 것”이라고 말했다. 자가진단키트가 없는 약국은 “언제 다시 입고될지 모른다”며 “다 팔린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편의점업계도 자가진단키트 매출이 폭증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지난 6일까지 GS25의 자가진단키트 매출은 전월 동기간보다 1105% 늘었다. CU의 자가진단키트 매출도 전월 동기간보다 1150% 늘어났다.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고 있는 B 씨는 “알바를 할 때마다 자가진단키트를 찾는 사람들이 두세 명씩은 있다”며 “자가진단키트가 없어서 매번 손님들을 돌려보내는 것도 큰일이다”고 말했다. 자가진단키트가 품귀현상이 일어나자 온라인에서는 자가진단키트의 가격을 높여서 판매하고 있다. 약국에서는 1만 5000원~1만 6000원대에 판매 중인 자가진단키트는 온라인에서 2만 6000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온라인에서 1.5배 가까이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 오프라인에서는 구하기도 힘들고, 온라인에서는 치솟는 가격에 자가진단키트 사재기 조짐도 보인다.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자가진단키트가 보일 때마다 사놓는 것. 정부는 하루에 생산되는 자가진단키트의 수는 1600만 개 수준으로, 하루 PCR 검사가 최대치인 80만 건의 20배 수준인 만큼 충분히 검사 수요를 소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확진자 수 폭증에 자가진단키트 품귀 우려가 커진 만큼 생산량 확보 및 수출 제한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마스크 대란처럼 자가진단키트 대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 “당장 검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 “자가진단을 먼저 해야 PCR 검사를 시켜주면서 자가진단키트가 없으면 어떡하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