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과 주휴수당으로 인한 알바쪼개기로 자영업자, 알바생 둘 다 울상 / 류효훈 기자
대전대학교에 다니는 김모(27, 대전시 동구) 씨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주말 이틀 간 8시간 편의점 야간 알바를 했지만, 올해부터 토, 일 6시간만 일하게 됐다. 최저임금 상승과 주휴수당에 따라 부담을 느낀 편의점 점주로부터 알바 시간을 줄이겠다고 통보받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현실적으로 받는 돈이 줄어들어서 알바를 바꿀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부터 인상되는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으로 인해 인건비 부담을 느낀 PC방, 편의점 등 자영업자들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알바 쪼개기’에 나섰다.
2019년 최저임금은 작년에 비해 10.9% 인상된 8350원이다. 이와 함께 주휴수당 시간이 포함되어 있는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도 1월 1일부터 시행되고 있다. 이를 지키지 않는 자영업자들은 임금체불로 형사처벌된다.
상승한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에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고용한 알바생의 시간을 줄이고 본인이 직접 일하거나 짧은 시간대의 알바를 여러 명 고용하는 등 하나의 일자리를 여러 개로 나누는 이른바 ‘알바 쪼개기’가 성행하고 있었다.
알바 쪼개기는 주휴수당을 피하기 위한 하나의 고육지책이다. 주휴수당은 주 15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에게 하루치 임금을 별도로 산정해 지급하는 수당이다. 즉, 주 15시간 이상 근무한 알바생에게는 최저임금 8350원과 함께 주휴수당 시급기준 1670원을 더하면 사실상 시간당 1만 20원을 지급해야하는 셈이다.
늘어난 인건비 부담에 자영업자들은 알바생들이 주 15시간 이상 넘지 않도록 알바생들을 관리하고 있다. 한모(36, 제주도) 씨는 시간대 몇 타임 정도만 알바생을 구하고 주말을 제외한 평일은 가족별로 편의점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면접 시 주휴수당은 없다고 양해를 구한 다음 협의 하에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알바를 구하고 있다. 최저임금이 너무 높다보니 이렇게 할 수밖에 없고 앞으로 더 걱정된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가게 문을 닫았다. PC방과 편의점을 운영했던 김모(46, 부산 금정구) 씨는 화가나 장사를 접었다. 그는 “돈 아끼려고 야간에 직접 운영했지만, 남는 것도 없고 알바들을 조금씩 나눠서 하니 관리도 힘들고, 누구 한 명 펑크나면 답이 없어서 스트레스 받아서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알바쪼개기는 알바생도 울상 짓게 만들었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한정석(26, 부산 동래구) 씨는 올해부터 일하는 시간과 더불어 월급까지 줄어들었다. 그는 “시급이 늘어서 좋았지만, 당장 나에게로 돌아오는 돈은 줄어들어서 아쉽다”며 “가게 사정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어서 이해도 된다”고 말했다.
PC방에서 일하는 윤모(24, 부산 금정구) 씨도 비슷한 처지다. 그는 “시급이 늘었지만, 정작 월급이 줄어든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금전적인 부분에서 부담이 생겨났다. 물가도 날마다 오르는 추세라 물건 하나를 살 때 평소보다 더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